웬디북 리뷰
챌린저호 발사를 앞둔 1986년 1월. 학교에서는 우주 탐사에 관한 특별 수업이 한창입니다. 그러나 세 남매인 캐시와 피치 그리고 버드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주 탐사가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 싶습니다. 대체 지구 바깥에 뭐가 있다고, 우리의 삶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걸 왜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세 남매에게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을 유급한 캐시는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재능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쌍둥이 중 오빠인 피치는 전자오락으로 지긋지긋한 현실을 잊고자 하지만 가슴 속에는 늘 화가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모범생인 버드는 마치 투명 인간처럼 사람들이 외면당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만 받습니다. 그럼에도 엄마 아빠는 늘 싸우기만 할 뿐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챌린저호는 발사 도중 공중폭발하고 마는데요, 아무 상관없을 것만 같은 우주탐사선 폭발사고는 세 남매에게 재앙이 닥친 것처럼 다가왔습니다.
2021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인 Erin Entrada Kelly의 《We Dream of Space》는 세 남매와 안타까운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사고를 연계해서 가족의 의미와 상처의 회복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이며 유대와 공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주는데요, 무엇보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발사라는 시대적 배경을 모티브로 하는 만큼 과학과 우주 탐사가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서정적이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안겨주는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