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드디어 Nisha가 열두 살이 되었다. 더구나 올해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200여 년간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되었다. 의사인 아빠, 난독증을 가진 쌍둥이 남자형제 Amil, 할머니와 요리사 Kaz까지 온 식구는 이제 행복할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런데 행복은커녕 오히려 불행만 더 커지는 것 같다.
아빠는 힌두교도이며 엄마는 이슬람교도다.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사는 건 반사회적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단다. 그래서 머나먼 Mirpur Khas로 이주했건만 이곳이 하루아침에 이슬람이 국교인 파키스탄으로 바뀌어버렸다. 다시 온 가족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필사의 탈출을 해야만 했다.
2019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인도의 역사를 담은 역사픽션 Veera Hiranandani의 《The Night Diary》입니다. 《안네의 일기》에서 안네가 일기를 썼던 것과 비슷하게 열두 살 소녀 Nisha는 돌아가신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서간문 형식인데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1947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나라가 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주독립하게 됐으니 당연히 기뻐할 일인데, 당시 인도는 오히려 고통이 가중됩니다.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종교문제가 영국의 무력에 의해 억눌려 있다가 독립과 함께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현재 이 종교분쟁으로 인해서 인도차이나 반도는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되었죠.
게다가 이곳은 아직까지 카스트라는 신분계급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는 곳으로 당시에는 더욱 심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The Night Diary》는 열두 살 소녀 Nisha라는 소녀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사람들의 고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국가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난독증을 가진 쌍둥이 남자형제를 통해 아빠와의 소통부재를 주목하고 있기도 합니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픽션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사연 없는 나라와 민족 없다고 우리나라 또한 수많은 고통을 겪고 이 자리에 섰으니까요. 특히 인도의 종교분쟁을 이데올로기 분쟁으로 치환할 경우 고스란히 우리나라의 역사가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역사소설은 공감을 통한 역사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올해 뉴베리는 참 좋은 작품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