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한국에서 태어난 열네 살 소년 Joseph Calderaro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정에 입양되어 살게 되었다. 아주 어릴 때 입양되었다면 모르지만 이미 한국의 문화에 익숙한 아이가 이탈리아의 전통문화와 관습에 부딪히고 나니 모든 것이 괴롭다. 뭐 그래도 유쾌하게 살아가기에는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선생님이 Hoseph에게 선조와 전통에 대한 에세이를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Joseph은 숙제를 하던 중 한국의 마라톤 영웅 손기정을 자신의 할아버지라고 거짓말을 하는데, 이 때문에 졸지에 난리가 나게 생겼다.
한국인 입양소년이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겪는 유쾌한 소동기인 Rose Kent의 《Kimchi & Calamari》입니다. Kimmhi는 말 그대로 김치이고, Calamari는 이탈리아식 오징어 튀김으로 이탈리아의 김치나 다름없는 대표음식인데요, 한국인 입양소년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두 가지 음식을 내세워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모두 강한 전통과 자부심을 가진 민족인데요, 문화의 충돌로 일어나는 불꽃이 터지는 웃음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저자 Rose Kent는 한국인 아이를 두 명이나 입양해서 키우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입양아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내용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나름 심각해야 할 이야기임에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네요. 다만, 입양아이의 정체성 찾기에 관한 책은 꽤나 많은 편인데 대부분이 한국아이라는 게 안타깝네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은 언제쯤 벗을 수 있을 런지…….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