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1960년 여름, 12살 소녀 해티 오웬은 엄마가 운영하는 하숙집 일을 돕는 평범하고 내성적인 시골 소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쳇바퀴 돌 듯 변함 없는 무료한 삶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애덤 삼촌이 찾아온 거죠. 그래서일까요, 온 가족이 삼촌을 기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심하게 관찰할 줄 아는 해티는 삼촌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챕니다. 어느 순간 해티는 가족의 행동을 이해하듯 삼촌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열두 살의 소녀와 정신병력을 가진 삼촌의 우정은 시작됩니다.
《A Corner of the Universe》를 덮고 나면 문득 지금은 주제가 또는 추억으로만 남아 버린 ‘My Girl(1991)'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나 홀로 집에‘의 Macaulay Culkin보다 베이다 역을 맡았던 Anna Chlumsky의 암팡진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는데요, 의례 이런 류의 성장 영화가 그렇듯 좌충우돌 유쾌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두 꼬맹이의 사랑 이야기는 전 세계를 울리고 말죠.
《A Corner of the Universe》를 읽은 후 문득 ’My Girl'이 생각난 것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방식이 묘하게 닮았기 때문입니다. 다소 불협화음을 일으킬 것 같은 두 캐릭터가 서로를 이해하고 끝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데요, 잔잔하게 심장을 옥죄는 이야기가 어쩐지 두고두고 기억될 것 같습니다.
《A Corner of the Universe》는 2003년 뉴베리상 수상작인데요, 대체로 뉴베리상은 이렇듯 감동적이면서도 시각의 다양성에 많은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아 참,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최우수 어린이 도서'이기도 하죠.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물론,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과 USA 투데이, 뉴욕타임스 등 수많은 언론에서 서평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 한두 줄의 짧은 말로 남길 수는 없었나 봅니다. 대체로 제가 쓴 리뷰만큼 길고 긴데요, 그래서 소개가 다소 곤란합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