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수상이력>
2022 칼데콧 수상작, 뉴베리 명예상 동시 석권
동양계 미국 이민 가정의 씁쓸했던 역사와 유산 이야기
Andrea Wang 작가의 자전적 그림책, Jason Chin 그림을 감상하는 맛
낡은 차를 몰고 오하이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소녀의 부모님이 갑자기 놀란 눈으로 차를 세웁니다.
옥수수밭 사이 질퍽한 냇가에서 물냉이를 발견한 것이지요. 녹슨 가위와 헐거워진 봉투까지 가져와 온 가족이 물냉이를 뜯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이런 가족의 모습을 누군가 볼까 봐 부끄럽습니다.
달팽이가 기어 다니고, 엄마와 아빠는 그런 지저분한 곳에서 냉이 줄기를 다듬고, 오빠는 그걸 또 한 줌 뜯어와 소녀의 얼굴에 들이밀며 장난을 치니 짜증이 나는 것이 어쩜 당연하죠.
사실 마트에서 사는 식료품이 아니라 공짜라서 저렇게 신이 난 것 같아 소녀의 마음이 더 불편해집니다.
그날 저녁, 물냉이 반찬이 식탁에 놓였습니다. 여전히 심통 난 표정의 소녀에게 엄마가 중국에 있던 가족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난했던 시절 이야기에 왠지 소녀의 마음은 점차 풀어지고...
그렇게 냉이를 한 점 먹어봅니다. 마치 엄마의 옛 추억과 같은 쌉싸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갑니다. 언젠가는 그 속의 향긋한 맛도 누릴 수 있겠지요.
by 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