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리판 아파치 부족 NIna의 근심이 늘었다. 병원에 계신 증조할머니 Rosita가 곧 돌아가실 것 같아서다. 할머니는 ‘ten thousand stories, each stranger than the last’의 관리자로, 안타깝게도 연로해서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이에 니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고급 번역기를 통해서 녹음하지만, 할머니의 언어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리판 방언이어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다.
한편, 반대쪽 세상에선 10대의 뱀이 어머니의 둥지를 떠나서 독립에 나섰다. 바닥이 없는 호수의 둑을 따라 집을 짓고, 코요테 자매와 Ami라고 불리는 두꺼비 한 쌍과 친구가 되었다. 이들은 진짜 동물 형태와 가짜 인간 형태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데, 어느 날 Ami가 급작스레 발병하자 친구들이 치료법을 찾기 위해 저쪽 세상으로 향했다.
해양학 박사이자 리판 아파치 출신인 Darcie Little Badger의 데뷔작인 《Elatsoe》는 역대 최고의 판타지 소설 100에 선정된 걸작인데요, 필력이 대단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 《A Snake Falls to Earth》는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했네요.
리판 아파치 부족의 문화를 끌어와 스토리텔링하고 있는데요, 이 부족은 사람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특징이 있죠. 인간 세계의 니나와 반대 세상의 올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중 내러티브 구성인데요, 두 주인공의 길이 굉장히 절묘하게 교차하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어 냅니다.
과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저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의 언어 문제 그리고 식민지 개척자들의 무자비함으로 토착 원주민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 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무거운 주제는 리판 아파치 전래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판타지로 다가오고 있어서 전혀 무겁지 않은데요, 이 때문에 평단에서는 극찬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