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대위이자 요리사인 Yossarian를 주인공으로 한 Joseph Heller의 《Catch-22》는 미국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작이자 반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미국에서만 천만 부 이상 판매가 된 슈퍼 베스트셀러입니다.
요즘은 'Catch-22'라는 단어가 진퇴양난 또는 딜레마 등으로 일반화되어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이 말이 미국의 영어사전에 새로 등재되고 널리 사용된 이유가 바로 Joseph Heller의 《Catch-22》때문입니다.
원뜻은 이렇습니다. 헌법 몇 조 몇 항처럼 ‘조항 22조’쯤 되는데요, 죽기를 두려워하는 주인공 Yossarian은 꾀병을 부려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이런 그에게 군의관은 미친 군인은 고향에 보내준다는 ‘Catch-22'를 들먹입니다. 자신이 미쳤으니 귀향시켜달라고 하면 된다, 대신 미쳤다는 걸 증명하라……. 미쳤다는 걸 증명하는 자체가 미치지 않은 것이니 원천적으로 귀향에 대한 길은 막혀있는 셈입니다.
(지식인 검색에서 상황을 이렇게 표현한 경우도 봤습니다. “한 외국인 유학생이 궁핍함을 벗고자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에 취직하려 한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영주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영주권을 발급 받으러 갔더니 직장이 있어야 영주권을 준다고 한다.” 정말 답 안 나오는 상황이죠.)
전쟁이라는 상황의 모순을 Joseph Heller의 《Catch-22》에는 출연하는 캐릭터도 상당히 많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해서 거의 다 미친놈 수준입니다. 그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전쟁의 광기가 사람을 그렇게 물들이는 겁니다. 또한 책이 출간된 때가 1961년으로 미국은 매카시열풍에 사로잡혀 있던 시절인데요, 이런 시절에 대한 풍자로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형식과 내용면에서 완벽하다는 시대의 걸작 《Catch-22》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