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Joel과 Tony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이지만 성격은 정반대이다. 제멋대로 성격에다 모험심 강해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Tony와 소심한데다 자신의 뜻을 쉽게 밝히지 않는 Joel, 어느 날 Tony는 자전거를 타고 강가의 절벽을 탐험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소심한 Joel은 이를 거부한다. 그러나 Tony가 Joel의 아버지에게 직접 허락을 얻고(속이고) 자전거 탐험에 나선다. Joel은 Tony의 제안처럼 절벽 탐험이 싫어 수영을 제안하고, 둘은 헤엄을 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뒤따라와야 할 Tony가 보이지 않는다. 소리도 없이 익사하고 만 것이다. 이에 놀란 Joel은 Tony를 백방으로 찾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아버지에게는 친구의 죽음에 두려움을 느껴 자신은 피곤해서 도중에 돌아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만다. 결국 실종된 Tony를 찾기 위해 경찰이 나서고, 그제야 Joel은 사실을 실토하게 된다.
참으로 괴로운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여름이었는데, 당시 친구들 셋이 부모님 몰래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더군요. 왜 나만 빼놓고 갔는지 상당히 서운했죠. 그런데 갈 때는 세 명이었던 친구가 그 날 저녁에는 두 명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죠. 그 때 친구는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돌아오지 않은 친구의 익사소식을 전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떠들던 이를 이젠 볼 수 없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됐냐고 막 따지고 화를 냈죠. 그 때 친구는 하염없이 울면서 말했습니다. “너무 그러지 마. 내 눈앞에서 죽었단 말이야.” 이미 너무나 괴로운데,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아이에게 저는 화만 내고 있었던 거죠. 저의 슬픔을 이 친구에게 책임 지우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미안한 일이네요.
《On My Honor》는 친구를 잃는 비극적인 일을 겪는 Joel의 의식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감수성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중학교 1학년에 불과한 어린 나이, 죽음이라는 엄청난 사건은 너무나 힘겹고 고통스럽습니다. 언제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Tony 때문에 자신이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죄의식을 버리고 회피할 곳만 있다면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습니다.
이런 Joel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야단맞을까봐 두려움에 떠는 아이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며, 그가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왜 이렇게나 부끄러운가요. 《On My Honor》를 읽는 내내 Joel과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친구가 오버랩 되고 Joel의 아버지와 어릴 때의 제 모습이 비교되면서 가슴이 아팠네요. 그리고 진정한 어른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뉴베리상 수상작인 《On My Honor》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의 심리상태를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역할에 대한 좋은 지침이 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