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내역>
* Alex Award
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비싸다는 이유로 해외여행도 제대로 못하는 처지에 인류는 언제나 우주를 꿈꿉니다. 그러다 암스트롱이 달에 다녀온 뒤로는 조만간 인류가 우주를 정복할 것처럼 법석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지척에 있는 화성에도 다녀오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이러나저러나 화성이 가까워진 느낌에 사람들은 무한한 호기심을 자아냈습니다.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했습니다. 화성인이 곧 침공할 거라고 걱정(Mars Attack! 1996: 팀 버튼)하기도 하고, 화성에다 집을 짓고 살다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영화 Total Recall의 원작: 필립 K. 딕의 작품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기도 했으며, 아! 무려 백여 년 전인 1898년에 H. G. 웰스가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이란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네요. 이 외에도 수많은 작품이 있는데, 어쨌든 상상의 원천이 된 화성이 가까이 다가온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주탐사(혹은 개발)가 지체되면서 멀어진 느낌이 드는 지금, 다시 화성 광풍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 있으니 바로 《The Martian》입니다. 화성탐사에 나선 과학자가 불의의 사고로 홀로 낙오돼 지구로 귀환되어 올 때까지 500일이 넘는 시간을 홀로 버티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로 개봉되었고 이미 알려진 것처럼 생존 귀환하는 이야기죠. 그 험난한 대장정을 그린 작품이 《The Martian》인데요, 과학소설이라고 하면 좀 딱딱할 것 같지만(실제로 과학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좀 설렁설렁 넘기게 됩니다만) 기본적으로 배터질 만큼 웃기며 스릴이 넘치는 모험이 있습니다.
영화를 봤다고 책을 볼 필요가 없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원작이 있는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이지만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는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습니다. (원작의 느낌만 살리고 각색한 작품은 예외로 칩시다) 다시 말해서 《The Martian》도 당연히 원작이 재미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부분이 다를까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도 있으니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더라도 몇 가지만 언급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유머입니다. 첫 문장부터 남달라요. 그 처절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I'm pretty much fucked.
That's my considered opinion.
Fucked.
Six days into what should be the greatest month of my life, and it's turned into a nightmare.
둘째, 과학자의 신분입니다. 영화에서는 낙오된 과학자가 식물학자여서 감자를 재배해서 먹고 사는데, 소설에는 또 다른 신분을 설명하고 있으니 바로 기계공학자라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겠어요? 편도에 수년씩 걸리는 거리에 홀로 버티고 사는데, 공기도 없는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해서 먹고 산다니 말도 안 되죠. 당연히 뭔가 고장 났을 때 고치고 고치다 또 고치고, 부족한 건 뚝딱 만들어내는 생존스킬 정도는 하나 쯤 탑재해 줘야죠.
이 외에도 화성은 어떠한 모습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눈앞에 보여주듯 풀어주는 이야기, 처절한 고독에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인들의 사랑, 우주탐사에 관한 국제역학관계 등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영화보다 훨씬 실감나며 재미있습니다. 아 정말 우주여행 한 번 해보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드넓은 하늘을 반짝반짝 수놓는 별빛, 그 속을 유영하는 꿈은 언젠가 현실이 될 겁니다. 그 전에 미리 간접경험 한다 치고 《The Martian》의 세계로 빠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