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날 아침, 소녀는 할머니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나빠진 할머니의 요리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소리에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눈이 10가지 소리를 들려준다고 하는데,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에 찾아보려 합니다.
눈 밟는 소리, 빗자루로 쓰는 소리, 새가 눈을 발로 차는 소리, ... , 어라? 정말 소리가 많네요. 그런데 아직 한 가지 소리를 찾지 못했어요.
마치 서정적인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의 《Ten Ways to Hear Snow》입니다. 그림체가 낯익어서 찾아봤더니 역시 Kenard Pak이 그렸네요. 한국계 미국인으로 드림웍스와 디즈니에서 활약하다가 전업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는 인물이죠.
그림책은 보통 일러스트레이터가 주목받는 편입니다만, 이 책은 내용이 훨씬 기분 좋게 다가옵니다. 그림책인데 눈 내린 겨울 아침의 풍경을 소리로 전해주는 느낌이거든요. 눈이 이렇게나 많은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즐거운데요, 더불어 세대 간 화합이라는 주제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내용도 좋고 그림도 훌륭한 수작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