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만국의 솔로부대원들이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해서 저주를 내리는 날이 있죠. 바로 크리스마스입니다. 커플부대원들의 애정행각에 빈정 상해서 절대 외출하지 않습니다. 12월 23일 밤에 눈 감을 때는 이틀간 쥐 죽은 듯 고이 잠들기를 간절히 기도하기도 합니다.
외출하지 않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TV에서는 ‘Love Actually’를 비롯해서 알콩달콩 크리스마스 사랑에 목매는 이야기가 주구장창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1993년, 희한한 애니메이션이 한 편 제작됩니다. 사랑 타령만 가득하던 연말 특선영화에 기괴한 감성의 해골바가지가 주인공이 되어 등장한 겁니다. 바로 《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입니다.
2천 년대 초기에는 핸드폰에 인형을 달고 다니는 게 당연했는데 그 핸드폰 고리로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던, 같은 해골바가지인데도 할로윈 해골바가지는 발가락에 낀 때만큼도 여기지 않던 최고의 해골 캐릭터가 바로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의 주인공입니다. 길죽길죽한 팔다리에 늘씬한 몸매. 언제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크고 시커먼 눈.
참고로,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Tim Burton 감독의 작품이 아니라 Henry Selick입니다. 원작이 Tim Burton의 책이며 바로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이죠. 그래서 애니메이션 원작도 《Tim Burton's ……》입니다.
줄거리는 워낙에 유명해서 따로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뭐, 줄거리가 필요한가요. 팀 버튼 감독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따름인걸요.
이 책은 출간 20주년을 기념해서 리프린트한 판으로, 팀 버튼의 20주년을 맞는 서문과 사인이 있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