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세계화의 물결이 들이칠 때 나왔던 명제 중에 가장 설득력을 얻었던 말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공감을 사지 못한 채 한국적인 것만 강조하는 것은 아집일 뿐이라는 지적과, 한국의 문화 가운데 세계인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것만 강조하는 것은 외형만 한국이라는 상품으로 포장했을 뿐이지 내용물은 똑같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논란이 분분할 때 의외로 그 의미를 충실하게 반영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한국계 미국인작가 Linda Sue Park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한국의 신화와 문화 그리고 역사와 고대사까지 이야기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서와 언어로 이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핵심은 내밀한 정신세계입니다.
흔히 우리나라의 정서를 ‘한(恨)’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물론 어찌 한 민족의 정서를 고작 한 글자로 모두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만 한(恨)을 비롯해서 다양한 정서를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생소한 소재와 주제로 담아냈던 것이 Linda Sue Park입니다.
몇 백 년의 역사에 불과한 미국의 경우 반만 년에 달하는 한반도 역사는 상상하기도 힘들 만큼 장구합니다. 그 오랜 세월 속에는 신화시대부터 식민치하, 한국전쟁 등의 아픔의 시간까지 녹아져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소재 삼았던 이민세대 작가 Linda Sue Park은 역사해설사이자 문화전령사이며 세계화의 전도사의 역할까지 해낸 겁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로 세계인들의 공감을 일으킬 한국의 정서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해볼 수 있는데요, Linda Sue Park의 재미있고 유쾌하며 때로는 슬프고 감동적인 작품들을 보면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