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뜨거운 햇살의 열기를 피해 나무 그늘에 들었다가, 조용히 땀을 식히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움켜쥐고 맙니다. 첫사랑은 그렇게 교통사고와도 같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법이죠. 그러나 풋사랑은 미처 숙성되지도 못한 채 한 방울 눈물처럼 흘러버리고 말아요. Mariko와 Jillian Tamaki의 《This One Summer》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어린 그 시절의 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중산층 집안의 외동딸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Rose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캐나다의 Awago 해변으로 바캉스를 떠납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 것을 기대했지만, 어쩐 일인지 예년 같지 않아요. 이곳에서 십년 째 만나는 친구 Windy는 여전했지만 Rose는 냉전 상태에 들어간 부모님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해변에서 동네 청년을 만나고 묘한 설렘을 가지게 되는데요, 새파란 풋사과는 곱게 익어갈 수 있을까요.
일본계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Mariko Tamaki의 글에 사촌인 Jillian Tamaki가 그림을 그린 그래픽노블 《This One Summer》는 “그래픽노블의 정의를 새롭게 썼다.”고 말할 정도로 가슴을 적시는 서정성을 띄고 있습니다. 가족 간의 갈등과 실연의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소녀의 이야기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더 많은 울림을 전하는데요, 무척이나 뜨거웠던 그 시절 그 바닷가의 햇살이 눈앞에 다시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