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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ider and the Fly (Hardcover) (미국판)
번역서명 : 거미와 파리 | 2003년 칼데콧 명예상, ALA Notable/Best Books, Book Sense Book of the Year Award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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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987
형태 (Hardcover) 미국판
출판사 Simon & Schuster
작가 Tony DiTerlizzi
ISBN 9780689852893
도서정보 페이지 : 40 pages 규격 : 25.9 x 28.4 x 1.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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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내역 >



*2003년 칼데콧 명예상

*ALA Notable/Best Books

*IRA/CBC Choice

*Book Sense Book of the Year Award

*SLJ Best Book




*운송,보관중 표지에 다소간의 스크래치,모서리 구김등이 발생했을 수 있습니다.



고작해야 백 년 전이고, 기차도 자동차도 수세식 변기도 이미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19세기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지금과 너무나 다른 것 같다. 특히 흥미로운 것이 죽음에 대한 태도다.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이 닥치고 나서야 간신히 죽음이란 것을 인식하는 요즘 사람들과는 달리,

19세기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대단히 친숙한 존재다.

너무 가까워서 삶과 그다지 단절되어있지 않다.어찌 보면 결혼이 죽음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이벤트일 정도다. 문학 작품에서의 묘사도 지극히 담담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섭다.


이는 아마도 죽음이 아주 쉽게 닥쳤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의 평균 수명은 서른 살을 겨우 넘긴 정도였다. 우선은 유아 사망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그렇고, 그밖에도 영양실조니 위생 상태니

의학의 미발달 등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자주 죽는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보면,

고작 산책나갔다 비를 맞은 것을 가지고도 한 달 이상 앓으며 생사를 오고 간다.




the Spider and the Fly는 1799년 영국에서 태어난 메리 호위트Mary Howitt의 시에 기반해 그려졌다. 곱게 차려입은, 하지만 촌티를 벗지 못한 파리 아가씨가 음산한, 하지만 웅장한 저택을 기웃거린다. 호화롭게 치장된 그 곳에 살고 있는 것은 값비싼 양복과 잘 손질된 헤어스타일, 그리고 매끄러운 혓바닥을 가지고 있는 거미다.




나의 아름다운 객실로 들어오시지 않겠습니까? 당신께 보여드릴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아요.

오 안돼요, 안돼. 그 계단을 올라가면 다시는 내려오지 못하니까요.

식품 저장실은 어때요? 뭐든 맛나는 건 다 있죠.

오 안돼요, 안돼. 당신의 식품 저장실에 뭐가 있는지 전 들었어요.

잠깐만 들어와요. 당신의 투명한 날개가 얼마나 훌륭한지, 눈은 또 얼마나 반짝이는지 거울을

봐요.

고맙지만 안돼요. 전 가봐야겠어요.





하지만 거미는 실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리석은 파리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토니 디터리지Tony Diterlizzi는 이 음산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무성 영화 형식을 빌려 왔다. 첫 페이지에 출판사 이름, 다음은 제목, 음산한 저택이 펼쳐진다. 저택이 클로즈업되면서 작가 이름 - 타이틀 화면이 뜬다. 물론 주인공들은 20년대 재즈광 시대의 의상을 입고 있다. 그림은 흑과 백의 모노톤이고, 대사 역시 내용과 형식 모두 무성 영화처럼 표현된다.



하지만 무성영화와는 달리, 구도는 더 없이 극적이고 카메라 워크는 대담하기 짝이 없다. 이는 우아하고 잔혹한 고딕 호러의 음산함을 극대화한다.



그림은 매끄러운 거미의 말과는 정반대인 현실을 짐짓 보여 준다. 예쁜 커튼과 고운 침구가 있는 침대에서 쉬라고 유혹하는 장면에서는 벌레 요리책을 꼭 안고 있는 잡아먹힌 벌레들의 유령이 둥둥 떠다니는가 하면 식품 저장실 역시 벌레 요리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어리석은 파리가 마침내 저택으로 발을 내딛는 바로 그 순간, 거미는 파리를 사로잡는다.




불쌍한 파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현대의 악당들과는 달리, 거미는 장광설을 늘어놓느라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다음 순간, 이미 파리는 유령 동료들에게 합류해있다. 이 책이 19세기 고딕 호러의 전통을 잇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이 부분이다. 조금의 연민도, 주저도 없다.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는 너무 희미해서,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얼마든지 서로 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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