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의학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절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몇 가지 있죠. 감기가 대표적인데요, 이 외에도 의학적으로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거나 의문으로 남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품이 전염되는 이유라던가, 딸꾹질이 생기는 원인과 멈추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하겠죠.
그 중에 딸꾹질은 참 귀찮습니다. 딸꾹질이 아무리 심하다 해도 죽진 않겠지만 생활하는데는 너무 불편하죠. 그래도 참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멈출 테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해골(Skeleton)이 딸꾹질(Hiccup)을 하면 어떨까요? 뼈밖에 없는 해골이 딸꾹질을 한다니 생각만으로도 기괴하면서 웃긴데요, 이런 유쾌한 상상에 의해 나온 책이 바로 Margery Cuyler와 S. D. Schindler의 《Skeleton Hiccups》입니다.
판타지에 나오는 Skeleton은 왠지 마왕의 수족이 되어 사람들을 해치는 무시무시함의 대명사이지만, 여기 《Skeleton Hiccups》에 나오는 Skeleton은 무시무시하기는커녕, 무시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오늘도 해골광택제로 뼈를 닦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Skeleton, 갑자기 생긴 딸꾹질이 너무나 괴롭힙니다. 할 때마다 온 몸이 삐걱대며 요동치는 건 예사요, 양치하다 Hiccup하고 나니 이가 통째로 외출합니다. 숨을 참으면 멈춘다고 하는데, 뼈밖에 없는 해골이 숨을 참아봤자 모두 새어 나가기만 합니다. 눈알을 누르면 좋다고 하지만 휑한 눈구멍에는 눌러볼 눈알이 없네요.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마시는 족족 뼈 사이로 샙니다. 난감하네요. 거 참……. 그 때, 저팔계를 닮은 유령(Ghost) 친구가 나타나 비방을 하나 알려줍니다. 과연 해결이 될까요?
기괴한 일러스트를 보면 어쩐지 팀 버튼(Timothy William Burton)의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크리스마스 악몽)》이 생각나기도 합니다만, 《Skeleton Hiccups》와 비교했을 때 뉴베리 아동문학상 수상작가 S. D. Schindler의 일러스트가 덜 기괴하고 조금 더 아이들과 친화적이네요. 우울할 때 《Skeleton Hiccups》을 펼치면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달라지는 것이, 마치 맛있는 별식을 신나게 먹고 난 기분입니다.
by 카탈루냐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