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는 모자, 목에는 예쁜 목걸이, 심지어 반지까지 낀 캥거루 Sue, 그런데 어쩐지 하는 짓은 영 캥거루 같지 않아요. 다른 캥거루같이 깡충깡충 뛰어 다니는게 싫어 Sue는 길을 떠났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는 코알라예요. 캥거루를 하기 싫다고 떠났으니, 코알라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나무에 매달리기가 쉽지 않아요. 나무에서 떨어지기만 할 뿐이죠. 이 때 코알라는 캥거루에게 캥거루답게 살라고 조언을 하네요. 하지만 코알라의 조언은 귓등으로 들어요.
또 다시 길을 떠나서 이번에 만난 친구는 오리너구리예요. 마찬가지로 오리너구리의 습성을 그대로 흉내 내기 시작합니다. 그들처럼 바다를 건너보려고도 하죠. 하지만 돌아온 것은 폐렴과 장티푸스 등 병만 얻고 말았네요. 마침내 사촌을 만난 Sue는 다른 캥거루와 함께 어울려 놀다보니 캥거루는 캥거루처럼 사는 게 제일 좋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생긴대로 살면 행복하다는 지극히 간단명료한 주제의 《Marsupial Sue》입니다. 저자가 직접 내레이션을 해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저자 John Lithgow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유명 배우죠. 생김새 탓인지 주로 악역을 맡긴 했지만 개성 있는 연기로 사랑받은 사람인데요, 그에게는 이렇게 작가로서의 재능도 출중한 지 몰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