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네 남매가 병원에 엄마를 데리러 가는 길입니다. 엄마를 위한 꽃을 꺾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가 고대 로마 시대 궁전 같은 기묘하고도 신비로운 파라다이스 샌즈 호텔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린 막내는 이끌리듯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요, 막내를 제외한 모두가 마법에 걸리게 되고 푸는 방법은 소녀가 3일간 어떠한 것도 먹거나 마셔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미스터리하면서도 어둡고 불안하며 오싹함을 안겨주는 이야기 Levi Pinfold의 《Paradise Sands: A Story of Enchantment》입니다.
구성이 정말 기막힙니다. 6줄로 된 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혹시나 이 시가 드러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그대로 재현됩니다. 무엇보다 이런 불안을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 보이는 레비 핀폴드 Levi Pinfold의 일러스트는 (때때로 속된 표현이 더 와 닿는 법이죠)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죽여준다고 표현할까요?
광활하면서도 버석거리는 사막,
웅장하고 기괴함이 감도는 건물,
초현실주의 영화를 보는 듯한 낯선 공간감,
, ... ,
특히 마법이 풀리는 순간 먼지로 변해버리는 장면 구성력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습니다.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취향이 확고하지 않다면 어린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 추천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인 그림책 독자에게는 이보다 더한 선물도 없다 싶을 정도입니다. 숱한 상을 거머쥔 레비 핀돌프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