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여기 한 남자와 개가 있습니다. 산책 나갔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무언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멀리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먹구름이 있네요. 언제 올까요. 얼마나 오래 머물까요.
모든 것이 멈추고 거리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하철도 텅텅 비었습니다. 어느 순간 이상하고 낯선 일들이 당연하게 보였습니다. 몇 주가 흘러도 비는 멈추지 않습니다.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말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만나 일상이 변화하는 과정과 철학적 고찰을 담은 그림책 Luke Adam Hawker의 《Together》입니다.
그림책에서는 크나큰 폭풍우로 묘사하고 있지만 출간시기가 작년 연말임을 감안하면 펜데믹 상황의 묘사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외부적 요인 외에도 감정에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만나기도 하죠.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이처럼 커다란 이벤트는 급격하고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따뜻한 위로와 버틸 수 있는 사색의 힘을 주는 책이 《Together》인데요, 몇몇 장면에서는 정말 심장이 저릿저릿해질 정도로 공감지수가 올라갑니다.
모든 걸 손으로 그린 펜화입니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그 중에서도 펜으로만 그린 작품을 보고 있으면 묘한 감동과 울림이 전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이 그렇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