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대체로 알파벳북은 영유아들의 단어습득에 목적을 두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체로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을 위주로 하는데요, 예컨대 A는 apple, B는 ball 뭐 이런 식이죠. 알파벳을 익히는 단계에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조금 더 감성적인 단어를 접하면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Madalena Moniz의 《Today I Feel...: An Alphabet of Feelings》는 단어 선택이 굉장히 세심하면서도 탁월합니다. 감정에 관한 단어 하나와 일러스트 결부시켜서 어떤 느낌을 주는지 생각하게 만드는데요,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벽을 등지고 선 두 아이가 있고, 남자아이가 여자아이 볼에 뽀뽀를 합니다. 이를 뜻하는 단어는 "D'입니다.
이런 장면도 있어요. 한 아이가 창문으로 하늘의 연(kite)을 쳐다보고 있어요. 보통의 알파벳북이라면 연을 뜻하는 "K"를 앞세워야 할 텐데, 《Today I Feel...: An Alphabet of Feelings》에서는 말하는 단어는 Jealous입니다. 이 아이는 연을 날리는 다른 누군가를 질투하는 걸까요, 아니면 하늘을 날고 있는 연 자체를 질투하는 걸까요.
연관성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일러스트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인데요, 일러스트마저 훌륭해서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