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그림만 봐도 알 것 같은 작가 John Burningham의 《Harvey Slumfenburger's Christmas Present》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소재의 총 집합이라고 할 만 한데요, 일단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는 동화적 상상에 이야기 속에서 온갖 탈거리가 총집합을 했어요.
산타할아버지가 전 세계를 돌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고 왔지만, 아뿔싸 한 곳을 빠뜨렸네요. 바로 Roly Poly 산의 꼭대기에 사는 Harvey Slumfenburger에게 선물을 주지 않은 거예요. 다시 순록을 타고가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순록들이 너무 아프네요. 이제 막 들어와서 쉬고 있는 순록들에게 다시 가자고 할 수 없어서 산타할아버지 혼자 나섭니다. 그때 마침 운 좋게 비행기 조종사를 만났어요. 쉽게 갈 수 있겠다 싶지만 세상일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요. 탈 수 있는 건 모두 다 타면서 Harvey네 집으로 향합니다. 오토바이, 스키는 물론 말과 스카이 씽씽, 헬리콥터, 배를 타고 가다가 자일을 몸에 두르고 등산까지 하네요.
흔히 산타클로스는 굴뚝으로 들어와서 선물을 주고 간다고 하는데, 그 굴뚝까지 오는 과정이 이렇게 고달프네요.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고생하는 엄마아빠의 노고가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선물을 뜯는 아이의 표정에서 모든 시름이 사라지겠지만, 산타할아버지의 고된 여정을 보며 그 과정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가져보게 되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