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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 창비아동문고 352 Paperback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대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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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48666
ISBN
9788936443528
페이지,크기
176 , 152 * 225 mm
형태
Paperback
출판사
출간일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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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손에 낯선 지도를 든 기분이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얻게 된 지도.
그 지도를 따라가야만 할 것 같았다.”

열세 살의 여름, 거대한 진실과 마주한 두 소년의 이야기
과거의 아픔을 현재의 용기로 위로하는 역사 판타지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열세 살 소년 ‘우찬’은 ‘왕할머니’, 곧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족들과 49재를 치른다. 난생처음 49재를 접한 우찬은 그것이 고인이 이승의 미련을 내려놓고 저승길에 편히 들 수 있도록 49일 동안 명복을 비는 의식임을 알게 된다. 태어나서 한 번도 마을을 떠나지 않아 ‘마을의 산 역사’로 통한 왕할머니는 말년에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증손주를 알아보지 못하고 우찬을 볼 때마다 통곡하기만 했다. 첫 재일, 왕할머니의 마지막 생애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재를 마친 우찬 앞에 친구 ‘태성’이 가방에서 슬며시 드론을 꺼내 보인다. 문득 마을 뒷산 출입 금지 구역인 ‘솔개산 비밀 들판’에서 드론을 띄워 보고 싶어진 우찬은 태성과 함께 산속으로 향한다. 그런데 두 아이가 띄운 드론은 비밀 들판 울타리 너머로 날아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실망한 아이들이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어디선가 난데없이 종소리가 울리며 이야기는 뜻밖의 전개로 흐른다.
이하람 작가는 첫 장편동화 『비밀의 종이 울리면』으로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어린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이 교차하는 지점을 정교하게 설정한 역사 판타지”라는 심사평에 걸맞게, 작가는 주인공이 가족과 마을의 과거를 거쳐 거대한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촘촘하고 입체적으로 그려 냈다.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상실감을 평생 품고 살아온 한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장르적 흥미와 묵직한 메시지를 두루 선사하는 작품으로, 단순히 역사의 상흔을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지워져 있던 이름들을 다시 호명하는 이야기로 주목받을 것이다.

“도와줘.”
낯선 소년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잊힌 이름을 불러 주는 용기

수십 년간 방치된 출입 금지 구역에서 규칙적으로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우찬과 태성은 놀라 도망친다. 그 뒤 드론을 찾기 위해 다시 찾은 비밀 들판에서 두 아이는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일을 겪는다. 들판 한쪽 폐건물에서 허름한 차림의 깡마른 소년 ‘동수’가 나타난 것이다. 동수는 자신이 이곳을 곧 떠날 것이라며, 잃어버린 아홉 살 여동생 ‘동희’를 꼭 찾아 달라는 부탁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사라진다. 동수가 등장한 순간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려 독자를 한 걸음씩 역사의 한복판으로 이끈다. 두 아이는 동수를 직접 보고도 자신들이 겪은 일을 믿기 어렵지만, 동수의 정체를 밝히는 것보다 눈앞에서 도움을 청하는 이를 외면하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동수를 돕기로 결심한다. 어떤 어른도 두 아이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찬과 태성은 포기하지 않고 동수를 도울 방법을 찾아 나선다. 열세 살 동갑내기 우찬, 태성 그리고 동수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팽팽한 서사적 긴장감이 이어지며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동수가 1945년 일본군에게 속아 산속 소년병 훈련소로 끌려온 조선 소년이라는 것, 그리고 여동생 동희가 우찬의 왕할머니 ‘순영’이 어린 시절 친자매처럼 돌봐 준 아이라는 사실이다. 가슴 아픈 역사적 배경과 사연은 허구의 공간과 인물들을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핍진하게 빚어낸 작가의 섬세한 문장 덕분에 더욱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라 진실을 밝혀 가는 주체로서 잊힌 이름들을 불러낸 두 소년의 이야기는 ‘기억하는 일’의 힘을 다시금 새기는 동시에 역사 앞에서 어린이가 결코 무력한 존재가 아님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누구도 감춰진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 기억을 꺼내는 일은 이제 나의 몫이 되었다.”

커다란 슬픔을 통과한 뒤, 어떻게 삶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어린이의 시선으로 ‘기억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묻다

우찬과 태성이 동수를 외면하지 않았듯, 1945년의 순영 또한 타인의 고통 앞에서 뒤돌아서지 않은 소녀였다. 순영은 일본군이 조선 소년들을 착취하고, 쓸모없다고 여긴 아이를 무참히 없애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다. 작중에서 일본군은 태평양 전쟁 패전 직후 소년병 훈련소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곳에 있던 아이들을 집단으로 사살한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그 존재를 알고 있던 순영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품은 채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비밀의 무게를 홀로 감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침묵은 망각이 아니다. 순영이 남몰래 간직해 온 광목천에는 소년병 훈련소에서 생을 마감한 동수와 친구들의 이름이 한 땀 한 땀 수놓여 있었다. 공식 기록 어디에도 남지 않은, 사라질 뻔했던 이름들을 어린 순영은 바늘과 실로 새기며 평생 기억한 것이다. 말이나 글로 전하지 못한 진실을 천에 남기는 일, 그것이 한 생존자로서 순영이 선택한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애도였다. 그 천이 우찬의 손에 닿는 순간, 왕할머니가 평생 삼켜야 했던 진실은 비로소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 『비밀의 종이 울리면』은 한 어린이의 침묵과 아픔을 다른 어린이의 용기로 따뜻하게 위로하는 한편,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은 기억되지 못한 수많은 이름들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그 이름들을 다시 부르는 일이 지금 여기의 우리가 할 일임을 담담하면서도 힘 있게 전하는 작품이다.

심사평

『비밀의 종이 울리면』은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는 동안 손주 ‘우찬’과 친구 ‘태성’이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개인의 소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사건이 연민과 책임감으로 커지고, 할머니와 마을의 이야기로 확장되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역사 현장으로 이어진다. 죽은 자의 원혼이 이승에 머물러 있는 동안 낯선 공간에서 한 아이가 불현듯 나타나는 설정이 놀랍지만 설득력 있다. 잘 짜인 역사 판타지로,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이 만나는 지점을 설정해 낸 규칙이 정교하다. 그러면서 무거운 담론이나 뻔한 장치에 기대지 않고, 한 인간의 아픔과 고귀한 품성에 집중하여 감동을 끌어낸다. 아픈 역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놓치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 또한 든든하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비밀의 종이 울리면』을 당선작으로 기쁘게 결정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벤트가 역사적 사건과 이어지고, 과거의 아픔을 현재의 용기로 위로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억울하게 사라진 이름들을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동화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미지의 구역 너머로 호기롭게 드론을 날리기를, 우리의 일상이 언제나 큰 역사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기를 바란다.
전수경(아동청소년문학 작가), 김민령 박숙경(이상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작품 줄거리

돌아가신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게 된 열세 살 소년 ‘우찬’은 친구와 호기심으로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운다. 그런데 드론이 출입 금지 구역 한가운데 추락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두 아이가 실망한 채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산속에 울린 종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목차]
1. 49재
2. 출입 금지 구역
3. 솔개산 비밀 들판
4. 이름들
5. 종이 울리면
6. 사라진 아이
7. 울타리 너머
8. 수색 작전
9. 남겨진 기억
10. 그림자
11. 가뭄
12. 열세 살의 여름
13. 순영과 동수
14. 폭우
15. 기억하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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