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상, 에드거 상 수상 작가 앤드루 클레먼츠가 들려주는
남자애들 vs. 여자애들의 요절복통 침묵 대결
5학년 왕수다쟁이 아이들이 갑자기 입을 꾹 다물게 된 사연은?
“쉿, 한 마디도 말하면 안 돼!”
크리스토퍼 상, 에드거 상을 받으며 미국 현대 어린이 문학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는 앤드루 클레먼츠의 신작 『말 안 하기 게임』이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앤드루 클레먼츠는 미국 초등학생들이 가장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프린들 주세요』, 『꼬마 사업가 그레그』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7년 동안 공립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요즘 아이들의 삶을 생생하고 유머 있게 담은 것이 특징인데, 이번 작품 역시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앤드루 클레먼츠 특유의 재치가 발휘된 작품이다.
이 동화는 유난히 시끄럽기로 유명한 레이크턴 초등학교의 5학년 아이들이 갑자기 입을 꾹 다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남자아이들의 대장격인 데이브는 간디를 본받아 대화를 멈추고 말을 안 하고 있다가, 여자아이들의 대장격인 린지의 수다를 듣다 못해 남학생 대 여학생의 침묵 대결을 제안한다. 이 대결은 이틀 동안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단 한 마디도 안 하되, 선생님이 질문했을 때만 세 마디 이하로 대답할 수 있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이 세 마디 규칙 때문에 선생님들은 당황해하고 교실마다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그동안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로 꺼내기에 바빴던 아이들은 이 시합을 벌이며 말하기 행위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한편 엄한 교장 선생님이 이 사태에 개입하면서 말 안 하기 게임은 데이브도 린지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앤드루 클레먼츠는 수다쟁이 아이들이 침묵을 지키느라 애쓰고, 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화를 나누고, 세 마디 이하로 대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모습을 유쾌하게 묘사한다. 대개 학교에서 아이들이 너무 떠들어서 문제가 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전혀 반대의 상황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점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단순한 유머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생각할 거리를 담아내는 것이 앤드루 클레먼츠의 장기이다. 책 속의 침묵 소동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말하기’ 행위에 대해 돌아보며 우리에게 언어란 무엇인지, 말 외에도 얼마나 다양한 소통 방법이 있는지 깨닫게 된다. 때때로 아이들은 여자, 남자라는 성을 기준으로 갈등을 벌이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크게 대립하던 두 그룹이 대결을 계기로 협력을 배우고 서로를 존중하게 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처음에는 말 안 하기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던 선생님들이 결국 아이들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직접 참여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통제할 줄 아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