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평온한 듯한 중국풍 캐비넷 안에는 오래된 갈등이 있습니다. 블루와 레드가 싸우는 중입니다. 어느 날 블루가 레드를 쳐들어가 푸른색으로 칠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침내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적색과 청색 단 두 가지 색만으로 완성한 기막힌 그림책 《The Fragile World》입니다. 저자 알렉산드라 미르자크 Alexandra Mîrzac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상(AOI prize)을 수상하고 세계 일러스트레이션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던 최근 가장 뜨거운 작가인데요, 부크레슈티 국립예술대 출신입니다.
그림책의 소재로 전쟁을 끌어들인 만큼 결론은 짐작할 수 있듯 화해와 이해입니다. 그 과정을 절묘한 그림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크레슈티가 루마니아의 수도이며, 루마니아는 도자기가 유명한 나라입니다. 루마니아 그릇을 보면 적청 투톤 컬러를 절묘하게 사용하고 있는데요, 경쟁하듯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 마치 이 그림책과 닮았습니다. 한눈에도 이 그림책은 도자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징적입니다. 투톤컬러만으로도 이렇게 환상적으로 보여줄 수 있구나 감탄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나 좀 멋진 책이야!”하고 눈에 때려 박아 넣는, 근래 만나 그림책 중에 가장 개성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책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