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는 바람의 색깔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그래서 개, 늑대, 코끼리, 산, 새, 개울, 나무 등 마주치는 모든 이들에게 물어요. "What color is the wind?" 그런데 저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서 대답도 제각각입니다.
국내에 엄청난 팬을 보유한 작가 Anne Herbauts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독특한 작업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What Color Is The Wind?》입니다.
최근에 출간되는 책은 물성을 강조한 경향이 짙은데요, 《What Color Is The Wind?》는 동원할 수 있는 평면미술기법은 모두 사용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일단 표지에 점자(사진 10)가 천공돼 있습니다. 이런 다이컷은 기본이고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라미네이트입니다. 정확한 형태의 라미네이트가 그림을 만들고 있기도 하지만 마치 캔버스에 바니시를 바르다 만 것 같은 부분 코팅이 페이지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 퀼트 패치워크 같이 구성하기도 하고, 종이 눌림의 엠보싱 효과를 이야기로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정말 기분 좋게 작업했을 것 같은데, 출판사에서는 고민 정말 많이 했을 거예요. 척 봐도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었을 거라는 게 보이거든요. 반양장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커버 가격인 이유를 책을 보고 나면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