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굵은 빗방울이 내리는 날 집안 사람들은 모두 잠을 잡니다. 그래서 일명 낮잠 자는 집이라고 부르죠.
어둠이 내리고 고요함이 밀려 오는 집안에서 할머니 위로 소년이 잠을 자고 개, 고양이, 쥐가 차례대로 침대 위로 올라와 함께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벼룩 한 마리가 잠을 안 자고 있다니. 그 벼룩이 쥐를 물자 놀란 쥐로 인해 고양이, 개, 소년, 할머니가 순서대로 모두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오후의 나른함에서 벗어난 이들은 정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낮잠을 깨우는 벼룩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페이지 속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그 벼룩을 아이와 함께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별미라고 할까요?
이 작품은 등장 인물 행동이 반복적인 운율로 나타나고, 단순한 이야기 전개로 인해서 결말 예측이 가능한 다소 지루하기 쉬운 부분들을 섬세하고 우스꽝스러운 그림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비가 멈춘 바깥 풍경과 구도가 서서히 바뀌면서 점점 환한 노란빛과 파란 하늘빛으로 변하는 장면이 우울하던 우리의 가슴을 환하게 비춰 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글과 그림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 테이프를 들으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반복되는 구문을 챈트처럼 흥겹게 하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책을 익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정 부분에선 문장이 길어져서 노래를 따라 하다 보면 숨쉬기가 힘들더군요.
by 코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