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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창비교육 성장소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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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50501
ISBN
9791165701666
페이지,크기
260 , 143*210mm
출판사
출간일
2022-10-31
[출판사서평]
평범한 모범생이자 ‘K장녀’였던 ‘나’(은호)는 대학에 진학한 후 뒤늦은 사춘기를 앓게 된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얻게 된 자유는 달콤하지만, 공무원이 되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 진학한 행정학과는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고, 손쉽게 시작한 연애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혼을 선포한 엄마가 서울에 올라와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은호의 혼란은 더욱 커진다. ‘나’보다 고작 열여덟 살이 많은 엄마는 은호에게 죄책감과 짜증, 그리고 안쓰러운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급기야 상담사에게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버리는 은호. 이 와중에 나의 길을 찾겠다며 휴학을 선언하고, 자신의 곁을 지켜 주던 남자 친구에게도 충동적으로 이별을 고해 버린 은호는 과연 스무 살에 닥쳐온 인생 최대의 위기를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영원한 애증의 관계, 엄마와 딸에 대하여

“엄마는 내 마음의 아킬레스건이었다.”(44쪽) 『이 와중에 스무 살』의 주인공 은호(‘나’)의 가장 큰 고민은 엄마다. 전형적인 ‘K장녀’이자 평범한 모범생이었던 은호는 대학에 진학한 뒤 자취를 시작하면서 뒤늦은 사춘기를 앓는다. 공무원이 좋다는 엄마 말에 따라 진학한 행정학과는 영 적성에 맞지 않고, 불나방처럼 뛰어든 연애는 시작도 끝도 쉽기만 하다.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방황을 거듭하던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자취방에 들이닥친다. ‘네’ 아버지와 이혼했으니 이제부터는 함께 살자는 엄마의 선언에 안 그래도 복잡하던 은호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된다. 은호와 고작 열여덟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엄마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사는 모습도 비슷한데, 바로 ‘알바생’이라는 점이다. 은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과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에게 안쓰러움과 죄책감을 갖고 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통제하려 들고 잔소리를 퍼붓는 엄마를 볼 때면 좌절감과 짜증 또한 샘솟는다. 이런 엄마가 갑작스레 자신의 생활에 다시 끼어든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은호는 학교 상담실에 찾아가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힘든 식당 일을 이어 가던 엄마는 은호의 소원대로 새로운 ‘남자’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일은 은호의 기대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런 엄마와 다툼을 거듭하던 은호는 충동적으로 휴학을 신청해 버리고, 개중에 오래 만났던 남자 친구 준우에게도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하고 만다. 이처럼 서로의 선택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은호와 엄마의 갈등은 어느 날 사소한 말다툼 끝에 대폭발한다. 짧은 가출과 자살 소동이 지나고 난 뒤 상담소를 다시 찾은 은호는 그간의 일을 돌아보면서 어쩌면 문제는 엄마에게서 제대로 독립하지 못한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 엄마의 가출을 겪으면서 언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이 생겨났고, 그 때문에 연애 관계에서도 잘 안 풀린다 싶으면 먼저 이별을 고하는 일을 반복했던 것. 엄마 인생이 편해지지 않으면 자기 인생도 편해질 리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는데, 자신의 행복이 상대에게 달렸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너는 나처럼 살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는 엄마와 다를 것이 없다는 깨달음은 은호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안긴다. 거리두기와 경계 짓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엄마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러 사건을 겪고 상담을 거치면서 은호는 엄마를 나름의 욕망을 지닌 개별적 존재로 바라보게 되고, 엄마 역시 변화된 딸의 태도를 보면서 자신의 분신이 아닌 한 명의 독립된 성인으로서 은호를 대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나는 누구의 딸이 아니었고, 엄마도 누구의 엄마가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자유롭게 함께 있었다.”(250~251쪽) 엄마와 은호가 함께 한 단계 성장하던 순간이다.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성장한다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눈부신 청춘의 초상

『이 와중에 스무 살』에서 성장통을 겪는 사람은 비단 은호뿐이 아니다. 은호가 동경하던 대학 선배 윤지는 아버지의 말이 곧 법이던 집안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진학했던 대학을 그만둔다. 소진되는 일 말고 채워지는 일을 하고 싶다던 윤지가 찾은 것은 해양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 은호는 윤지가 만든 드림캐처를 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소설에서 가장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은호의 남자 친구 준우다. 세계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철학과 물리학을 탐구하는 준우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이 대다수인 요즘 세태에 보기 드문 유니콘 같은 존재다. 똑같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원망하거나 부채 의식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는 데 몰두하는 준우를 보며 은호는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이 느끼는 무력감과 막막함, 짜증을 준우에게 쏟아내던 은호는 충동적으로 이별을 고하고 만다. 지난 실연들과 달리 준우와 헤어진 고통은 괴롭기 짝이 없지만 은호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홀로 설 준비를 시작한다. 이처럼 주위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은 은호의 미래가 이후 어떻게 펼쳐질지는 소설의 마지막까지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 공부를 계속해 바리스타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상담받으면서 흥미를 느끼게 된 심리학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마음을 바꾸어 복학 후 공무원 시험을 다시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방황 끝에 다다른 곳이 원래 있던 곳과 별 차이가 없다면 무슨 의미냐고 회의적으로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은호는 앞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믿음이다. 일과 삶을 일치시키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망마저 사치 또는 환상으로 치부되는 시대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은호와 윤지, 준우 등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부시다.

제1회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묻는 작품

“한차례 내린 비에 쑥 자라는 풀처럼 나는 한순간에 철들고 있었다.”(43쪽) 은호는 어린 시절 엄마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떼를 쓰지 않게 되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런 소회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이러한 ‘철듦’은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라기보다는 어른 흉내 내기에 가깝다. 최지연 작가는 부모와 학교, 사회의 요구를 내면화하여 실천하는 것이 성장이 아니라 내면의 힘을 키우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홀로 서는 것이 진짜 성장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길이자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성장은 다다르면 끝나는 목표가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미치도록 살고 싶어졌다는 은호의 말에 윤지 선배는 살고 싶다면 먼저 죽어야 한다고 답한다. 일견 선문답처럼 보이는 이들의 대화는 성장소설의 고전 『데미안』에 등장하는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100인의 독자 심사단이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문장으로 뽑아 준 “고민하는 순간이야말로 살아 있는 순간”(55쪽)이라는 표현 역시 흔히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되곤 하는 고민과 갈등, 방황의 가치를 되새겨 보게 한다. 막연히 성장이라고 하면 2차 성징을 겪는 청소년기에 종료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쉼 없이 성장하고 변화해 간다. 창비교육의 성장소설상은 이처럼 삶에 정해진 길도 없고, 앞서 살아간 인물 중에 역할 모델을 찾기도 쉽지 않은 오늘날 저마다의 자리에서 성장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제1회 성장소설상 대상을 받은 최지연 장편 소설 『이 와중에 스무 살』은 한창 성장통을 앓고 있는 청소년부터 불안과 혼란으로 가득했던 이십 대의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성인까지 두루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이다. “외부의 답이 아닌 내 안의 답을 찾으려고 지금도 계속 고민하는”(54쪽) 독자라면 고군분투하는 은호를 응원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보내게 될 것이다.

[목차]
1장 눈이 부시도록
2장 살고 싶다면
3장 빛나는 어둠
4장 낳아 달라고 한 적은 없지만
5장 그늘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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