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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루프 -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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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23727
ISBN
9791165702496
페이지,크기
204 , 143*210mm
출판사
출간일
2024-04-05
[출판사서평]
청소년소설의 경계를 확장하며 다가온 박서련의 첫 청소년소설집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 &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 & 청소년이 직접 쓴 소설
그간 ‘청소년소설’은 주로 청소년 주인공을 통해 청소년의 목소리와 현실을 대변하고 청소년 독자에게 초점화된 문학적 감동을 주는 작품을 일컬어 왔다. 박서련은 그의 첫 청소년소설집을 통해 기존의 정의에 부합하면서도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그간 좀처럼 조명되지 못했던 영역으로도 시선을 넓혔다.
처음 만나게 되는 「솔직한 마음」과 「안녕, 장수극장」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핍진하게 다루었다. 「고―백―루―프」와 「보름지구」 역시 인물의 심리를 세심하게 묘사한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다.
한편 「엄마만큼 좋아해」는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청소년 독자를 위한 청소년소설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어린아이들을 통해 사랑과 우정의 삼각관계를 묘사한 이 소설은 자못 콧대 높은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마저 충분히 녹이고도 남을 만한 귀여운 매력으로 가득하다.
박서련은 ‘청소년이 쓴 소설’ 역시 청소년소설의 한 갈래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작가는 자신이 고등학생 시절 창작한 소설인 「가시」와 「발톱」을 공개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전해 왔다. 그간 미완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왔던 ‘청소년이 쓴 소설’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가다듬어 볼 일이다.
가지각색의 초콜릿이 알알이 담긴 상자에서 초콜릿을 고르듯, 독자들은 이 소설집을 읽으며 익히 알아 더욱 곱씹게 되는 작품부터 그간 맛보지 못한 작품까지 황홀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청소년소설의 세계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서툴지만 앞날이 더 기대되는 소녀들의 성장기
“처음부터 착한 주인공보다는 앞으로 착해질 수도 있는 주인공에 좀 더 끌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성장이라 믿기 때문이다.”(104쪽)
1부에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기민하게 감각하지만 그로 인해 느껴지는 감정을 다스리는 데엔 서툰 소녀들의 성장기 세 편이 창작 동기와 후일담이 담긴 「작가의 말」과 함께 담겼다.
작가가 “이기적이고 생각이 짧은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과하며 하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쓰려 했다”(104쪽)라고 밝힌 「솔직한 마음」은 친구를 사귀고 싶은 아이돌 소녀의 고군분투기다.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다 멤버를 따돌렸다는 루머로 학교에 돌아온 ‘나’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영문도 모르고 초대된 채팅방에서 갖은 험한 말을 듣게 된다. ‘나’는 사건의 주범이 원래 왕따였던 ‘원따’임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미안해하는 원따와 외려 친구가 되려 하지만, 이내 원따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아찔함을 느낀다.
「안녕, 장수극장」은 고향 철원에서 벗어나고팠던 작가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고백한 소설이다. 폐업을 앞둔 극장을 운영하는 ‘나’의 아버지에게 어느 날 학생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다. 인터뷰 영상을 학교 축제 때 상영하겠다는 제안에 아버지는 정성스레 촬영한 영상을 보낸다. 축제 날, 아버지와 ‘나’는 마을 사람들이 극장에 얽힌 각자의 추억을 말하는 인터뷰 영상을 보고는 그것을 극장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결정한다.
「엄마만큼 좋아해」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지만, 청소년 독자들이 재밌게 읽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과 우정을 어린이를 통해, 소설적 재미와 미학을 놓치지 않으며 펼쳐 냈다. 밤이 오빠와 소꿉놀이를 하고 싶은 주비는 오빠가 좋아하는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어린이집에 가지만, 같은 머리를 하고 온 시아를 보고는 시아의 머리에 껌을 붙인다. 주비는 시아가 자신과 친해지려고 머리 모양을 따라 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다음 날, 커트 머리로 변신한 시아가 주비에게 소꿉놀이를 제안하자 주비는 시아에게 미안한 마음과 밤이 오빠를 좋아하는 마음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고 울어 버린다.

‘나는 어떻게 할까?’라고 자신에게 물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것이 바로 문학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나는 믿는다”(154쪽)
2부는 SF적인 설정이 가미된, 작가의 돋보이는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들이 들어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한 이후에도 명절은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한 「보름지구」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국에서 달로 옮겨 가 살게 된 청소년인 ‘나’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에게 추석을 소개하는 이야기다. ‘나’는 문득 달에서는 무엇을 보며 소원을 빌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고, 달에 사는 사람들만의 새로운 명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작가는 “쉽고 간단한 이야기를 접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고 사유하는 동안에 이야기를 읽기 전보다 다채로운 시각을 갖게”(155쪽) 되길 바라며 썼다고 말한다.
표제작인 「고―백―루―프」는 타임루프에 갇힌 십 대 소녀의 사랑 이야기다. 모두의 선망을 받는 우지현과 함께 수행평가를 하게 되어 부담스러운 현지. 하지만 지현은 축제 날 자기 노래를 들으러 오라며 현지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지현의 요구를 가뿐히 외면한 이후, 현지는 같은 일이 반복되는 루프에 갇힌다. 현지는 루프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현의 공연을 보는 것임을 알게 되고, 지현의 노래 속에 담긴 진심과 지현을 향한 자신의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보름지구」와 「고―백―루―프」를 창작하며 작가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묻고 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 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박서련은 이제 그녀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무한대로 확장하는 상상력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독자 역시 ‘나는 어떻게 할까’를 묻기를 권하며 이것이야말로 문학이, 특히 청소년문학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강조한다.

청소년 박서련이 쓴 청소년소설을 만나다
“거칠고 서툴지만 이것이 내 원점이다.
약소하고 부끄럽지만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내 고유한 원형이다”(203쪽)
박서련은 청소년이 직접 쓴 소설도 한 갈래라고 생각한다며 청소년 시절 썼던 작품을 자신의 첫 청소년소설집인 이 책의 3부로 선뜻 공개했다. 이제는 한국 문학에서 뚜렷한 영역을 차지한 작가의 청소년 시절 작품을 본다는 재미를 넘어, 3부의 두 작품은 박서련이 느닷없이 나타난 문재(文才)가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인다.
「가시」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 철원에서 서울로 와 언니와 함께 살게 된 청소년의 이야기다. ‘나’는 손톱에 박힌 가시에서 엄마의 속눈썹을 떠올리게 되고, 아파하면서도 좀처럼 가시를 빼지 못한다. 어느 날, 주인공은 충동적으로 학교를 조퇴한 뒤 엄마와 함께 살던 동네에 가 보지만 엄마와 지냈던 흔적을 더는 찾을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언니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자신이 사라진줄 알고 걱정했던 언니의 진심을 깨닫고 비로소 마음을 푼다.
「발톱」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새엄마와 살게 된 청소년이 등장한다. 새엄마는 ‘나’에게 살갑게 다가오려 애쓰지만 ‘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 반항심만 들 뿐이다. 그러다 새엄마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그간 피곤해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새엄마의 배 속에 새 생명, 즉 자신의 동생이 있음을 뒤늦게서야 깨달은 ‘나’는 목욕을 마치고 나온 그에게 발톱을 깎아 주겠다며 말을 건넨다.
박서련이 등단 후 다양하게 변주하며 천착해 온 여성들의 서사를 생각해 본다면, 「가시」와 「발톱」을 박서련표 여성 연대기의 근원이라 해도 좋을 듯싶다. 작가는 “청소년은 소설을 쓸 수 있고, 소설 쓰던 청소년이 결국 소설가가 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201쪽)라며 문학적 성취를 위해 싹을 틔워 나가는 청소년 독자들이 3부를 읽고 용기를 얻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목차]
1부
솔직한 마음
안녕, 장수극장
엄마만큼 좋아해
작가의 말

2부
보름지구
고―백―루―프
작가의 말

3부
가시
발톱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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