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오셨죠?”
교감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예? 아… 잘 모르고 왔습니다.”
질문의 의미를 몰라 나는 머뭇거렸다.
“우리는 다문화 학교예요.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90퍼센트 가까이 돼요.”
“네에?!!”
다문화 90퍼센트 중학교에 떨어진 미술 교사,
그곳에서 만난 이주 배경 아이들과 ‘예술’로 소통하기
유명 학군지 고등학교에서 미술 초빙교사로 근무하던 한 교사는 높은 전근 점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교사들이 가장 꺼리는,
전국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다는 ‘국경 없는 마을’ 안산의 한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떠밀리듯 흘러간 그 학교는 전교생 90퍼센트 가까이가 이주 배경 청소년이었다.
입학식 첫날부터 교실의 모습은 상상을 빗나갔다.
외국어 이름에 다른 국적을 가진 아이들은 ‘모국의 얼굴’로 앉아 있었고, 영어로 말을 붙여야 할 것 같은 흑인은 한국어가 유창한 한국 국적 아이였다.
아이들이 일제히 말하기 시작하자 알아들을 수 없는 몇몇 외국어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생김새와 언어만으로 누군가의 나라를 짐작하는 일은 무의미했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다문화’의 범주는 협소했다.
이 책은 국공립학교 교사이자 화가, 그림책 작가인 신경아 교사가 다문화 중학교에 부임하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다.
그 안에는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하려 애쓴 한 교사의 노력, 언어 없이 ‘예술’로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간 시간이 응축되어 있다.
동시에 ‘다르다’는 편견과 선 가르기를 번번이 마주해야 하는 아이들을 말없이 바라본 교육자의 다정한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구나 경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눈앞에 선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않으면 세계는 넓어질 수 없다고 고백하면서.
목차
프롤로그 ‘예술’이라는 언어를 생각하며
추천의 글
서울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센터 센터장 모경환 교수
〈시사IN〉 장일호 기자
1부 무너진 자리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래의 나에게
던져진 사람들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
무너진 자리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공간
언어를 넘어서
2부 국경 없는 미술실
히말라야 카레
진짜 쌀국수
등교 오픈런
얼굴로 드러나지 않는 것
지도 위의 굵은 선
미술실 창문을 두드리면
까만 눈동자
단추 하나
하루를 무사히 마친 손
가족의 식탁
세계 음식 다이어리
빛나는 아이
잘 가, 잘 살아!
3부 경계를 지우며
나로 사는 순간
조용한 응원
경계 위의 시간
벽을 허물다
자신을 낮춘 언어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커튼을 걷으며
좋은 수업은 이어져야 한다
교육은 물처럼 낮은 곳으로
기록하는 일
에필로그 경계를 인정하기, 가장 나다운 내가 되기
부록 모두의 기억, 모두의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