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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조각이 모여 내가 된다 : 한차연 드로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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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53353
ISBN
9791193749425
페이지,크기
284 , 152*210mm
출판사
출간일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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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슬픔을 견뎌내기 위해 그렸던 그림이,
이제는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다.”

일러스트레이터 한차연 작가가 담백하고 쓸쓸하게 담아낸,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는 이유에 대하여.

한차연 작가가 전하는 첫 그림 에세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
오랜 시간 자신의 그림 세계를 확장하고 골똘히 탐구해온 한차연 작가의 첫 드로잉 에세이를 선보인다. 담담한 듯, 거칠고 대담하게 그린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슬픔이 밀려온다. 그렇지만 또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툭툭 던져서 그린 선 속에는 그가 간절히 전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가 있다. 그 마음 하나를, 홀로 그늘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건네주기 위해 틈틈이 써온 글을 모으고 그림들을 모아 엮었다.

드로잉 : 나의 공허를 마주하는 순간
회화를 비롯해 도자기까지, 한차연 작가는 자신의 손이 이끄는 대로 창작의 세계를 넓혀왔다. 종이에 새겨진 선에서는 단순한 듯, 깊은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도자에 새긴 것들은 그가 흙에다 그린 또다른 그림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단단한 흙을 오래 만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는다. 도자기에는 어딘가에 두고 온 마음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며 만든 그릇과 컵들이 있기도 하다. 애쓰지 않으면서도 마음 가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그려왔다. 그림들은 그동안 전시회를 통해 공개되기도 하고, 또 어느 책의 표지로 쓰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동안 차곡차곡 그려온 그림들을 모으고, 조각조각 써왔던 글들을 이번에 함께 엮으며 지난 시간들을 정리해 본다.
드로잉 에세이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잘 기억나지 않는 혹은 잊고 싶은 유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어릴 때부터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가고 싶었던 미술학원에 가지 못한 일, 어깨 너머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 친구들이 그려달라는 걸 그리던, 어린 그의 눈빛이 들어 있다. 대학에 갈 경제적 형편이 안 되었지만 보내만 주면 어떻게든 하겠다고 고집을 피운 일, 늘 알바를 하느라 학교를 오래 다닌 것, 쉴 틈 없이 일을 하다가 서른도 안 되어 번아웃이 온 이야기, 엄마의 암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살면서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편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손가락에 박힌 가시 같은 이야기가 1부에 담겨 있다. 2부에는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누군가의 응원에 기대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그림으로 먹고살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한 것, 매니저가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그의 오랜 친구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부와 4부에는 한차연 작가의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여백을 주어, 그림이 돋보일 수 있게 지면에 배치했다. 거친 듯 쓱쓱 그려나간 그림들 사이로 떠오른 단상들이 3부와 4부에 함께한다.

지치고 가난한 마음들을 모아 그림 안에 가두다
조각조각의 기억이 모여, 조각난 시간들이 모여 결국은 나를 이룬다. 잊고 싶었던 기억들도, 기쁘고 벅차서 오래 기억하고 싶은 기억들도 모두 내 것이다. 한 조각을 잊어버리면 영영 그곳은 빈 곳이 된다. 여기에 실린 원고들은 그런 조각들을 모두 찾아 그러모은 것들이다. 못나고 슬픈 조각도, 아름다운 조각도 모두 여기에 실려 있다. 글과 그림과 도자의 경계에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차차 넓혀가는 그의 길을 응원하고 싶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이 외로운 그늘에 서 있는 독자에게 건네는 다정한 손이 될 수 있기를.

“나는 말수가 적은 사람이어서 그림을 그리나 보다. 그림으로 내가 느낀 것을 완곡히, 둥글게 전달한다. 어쩌면 닿지 못하는 말일 테지만 그런 것이 또 나의 말과 닮았다.
나를 통과한 순간들과 선명하지 않은 감정을 내 안에 쌓아두지 않고 그려내야만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잘 사는 게 뭘까. 삶의 굽이로 단단해지기도 했으니, 잘 산다는 건 환하고 반짝이는 순간들로만 가득 차는 건 아닐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은 한 여성이 사회와 예술 속에서 겪어온 고독과 연대, 실패와 변화의 시간을 조용히 들려준다. 한차연에게 그림은 도망칠 수 없는 것들을 끌어안으며 자신을 이해해 가는 여정이었다. 단단하고도 평온한 태도가 책 전반에 흐른다.
그의 다음 전시가 기다려진다. - 권해효 (영화배우, ‘몽당연필’ 대표)
한차연의 글과 그림은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보석과도 같다. 담백하고 절제된 문장은 과장 없이 밀도 있게 쌓이며 자연스러운 여백을 남긴다. 그림 또한 빠른 필치와 간결한 구성으로 대상의 본질을 정확히 포착한다. 최소한의 선과 점만으로도 생명력을 불어넣는 그의 붓 감각은 인상적이다.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보는 이에게 잔잔한 즐거움과 사유의 순간을 선사한다. - 김선두
차연의 말소리가 들린다. 마음을 먼 곳에 둔 사람의 것답게 그의 말소리는 작고 쓸쓸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골목 계단에 몸을 숨긴 아이의 차고 흰 발, 땡볕 아래 그림을 그리다 벌겋게 타오른 청년의 팔뚝, 잠든 엄마 얼굴을 쓸어 보는 자식의 초조한 손끝 같은 것.

차연은 그런 장면 속에서 깊은 진심을 길어 올린다.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과 허물어져도 남는 아름다움에 오래 머문다. 그것이 스스로 형태를 갖추고 색을 입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 과정이 지난하고 힘겹더라도 손안에 쥔 전부를 꺼내어 매일매일 쓰고, 빚고, 그린다.

차연의 글과 그림은 훌훌 가벼운 듯 보이지만 자꾸만 우리를 돌려세운다. “가볍고, 낙서 같고, 아름답고 진심인 것”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두 발을 닻처럼 내리고 이 책에 잠겨 있기를. 외로운 등을 쓸어 준다. 풍경 속에 파묻힌 얼굴을 꺼내어 준다. 다시 말소리가 들린다.
- 남지은 (시인)

[목차]
프롤로그 조각난 시간들이 모여 8

1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밤의 골목 15 ◆ 마음의 그릇 21 ◆ 나는 왜 그림을 그릴까 27 ◆ 언덕 위 하얀 타일 집 35 ◆ 4월의 푸른 밤 45 ◆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53 ◆ 그림의 대상 59 ◆ 봄의 마음 63

2부 다가올 시간, 부드러운 마음
작고 아늑한 우리들의 어둠 87 ◆ 한 걸음 앞에 밝음이 있다 95 ◆ 멀고 가까운 응원에 기대어 103 ◆ 잠시 멈추어 제자리로 111 ◆ 겨울 아침 119 ◆ 내 옷에는 언제나 조금씩 물감이 묻어 있다 127 ◆ 해변의 얼굴 133 ◆ 입춘이 지나 139 ◆ 부드러운 마음 143

3부 고양이가 콧등으로 작은 공을 굴리듯이
손의 목소리 151 ◆ 흙으로 그리는 그림 155 ◆ 드로잉에 들어가는 시작- 지치지 않고 헤매이기 163 ◆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일 169 ◆ 겨울잠 같은 하루 175 ◆ 가볍고 가볍게, 여행 드로잉 181 ◆ 고성: 나의 공허를 마주하는 것도 여행의 이유가 될까? 187 ◆ 그려내기 195 ◆ 드로잉, 드로잉 196 ◆ 나에게 그림은 198 ◆ 단단한 가벼움 202 ◆ 드로잉의 순간 203 ◆ 단어를 고르기 207 ◆ 그릇을 만드는 사람 209 ◆ 나의 일부 211 ◆ 먼 곳의 사람 213 ◆ 그림과 나 사이 215 ◆ 전시가 끝난 후 217 ◆ 사소한 그림 219

4부 나만의 글러브를 끼고 매일매일
운치 있는 하루 225 ◆ 멀쩡해. 할 수 있어 233 ◆ 여름의 의식 241 ◆ 집의 요정 월양이 247 ◆ 그늘 255 ◆ 새하얀 종이 앞에서 261 ◆ 좋아하는 것들의 나열 267 ◆ 쌓기와 잃기 271

에필로그 마음이 틀어질 때에도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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