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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 : 나를 되살리는 이타와 돌봄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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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44985
ISBN
9791191716443
페이지,크기
320 , 128*205mm
출판사
출간일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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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타는 갈등이자 불합리이자 붕괴이며,
그리하여 우리를 구한다

첨단 문명사회를 살아가지만 한없이 약한 인간들…
나의 선의는 왜 자꾸만 헛바퀴를 돌고,
타인의 마음은 왜 ‘알 수 없는 비밀’이 되었을까?
이타와 돌봄으로 삶을, 그리고 이 세계를 다시 짓다

“도덕이라는 낡은 각본을 벗어나 자유의 감각을 선사한다.”

★ 서동욱 교수 · 서제인 번역가 강력 추천
★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를 잇는 관계의 철학

‘어째서 사람들의 마음은 서로 엇갈릴까?’
‘왜 타인을 위하는 선한 마음이 헛돌고, 때로 상대방을 상처 입힐까?’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는 이런 물음의 답을 찾으며, 진정한 이타와 돌봄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고찰하는 책이다. 전작인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에서 증여란 주기가 아니라 받기로부터 시작된다는 새로운 증여론을 제창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본격적으로 ‘주기’란 무엇인지 파고든다.
저자는 ‘마음(소중한 것)은 숨겨져 있어 타인은 손댈 수 없다.’라는 상식이 돌봄과 이타를 가로막는다고 진단하고,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를 이용해 그 상식을 깨뜨린다. 또한 오늘날 자기희생이자 어리석은 행위로 여겨지는 돌봄과 이타가 실은 기존 도덕으로부터 사람을 해방해주어 자기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자기 돌봄까지 이어진다는 독자적인 ‘돌봄론’을 펼쳐 보인다. 비트겐슈타인, 지젝, 베르그송, 카프카, 엔도 슈사쿠,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등 다채로운 인용을 통해 저자는 돌봄과 이타가 그물처럼 얽혀 있는, ‘모두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새로운 윤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중한 것’을 둘러싸고 이뤄지는 돌봄과 이타
그렇기에 다양성의 시대에 돌봄과 이타는 전보다 어렵다

저자는 가장 먼저 ‘돌봄’과 ‘이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의한다.

돌봄: 타인의 소중한 것을 함께 소중히 아끼는 행위 전체.
이타: 타인의 소중한 것을 나의 소중한 것보다 우선하는 행위 전체.

두 개념의 정의에 ‘소중한 것’이라는 표현이 공통된다. 저자는 돌봄도 이타도 ‘소중한 것’을 중심으로 이뤄지기에 오늘날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바로 지금이 ‘다양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사람들의 소중한 것이 공통될 때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는 식량, 누구에게나 먹을 것이 소중했기 때문에 타인의 음식을 아껴주는 행위는 좋은 돌봄이었고, 타인을 위해 음식을 양보하는 행위는 더할 나위 없는 이타였다. 다시 말해 나에게 소중한 것이 타인에게도 소중한 시대였다.
그렇지만 ‘다양성의 시대’가 되며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다양성의 시대’란 ‘사람들 제각각 소중한 것이 다른 시대’라고 풀어쓸 수도 있다. 나에게 무척 소중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외려 과거의 상처를 들쑤시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얄궂지만 다양성의 시대가 되며 좋은 돌봄과 이타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 때문에 오늘날 돌봄과 이타는 타인의 소중한 것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장벽이 등장한다. 바로 ‘소중한 것은 마음속 깊이 숨어 있어 타인은 손댈 수 없고, 때로는 당사자조차 모른다.’라는, 마음과 소중한 것에 대해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이미지다.

사람의 마음은 숨겨져 있지 있다
고로 우리는 서로 돌보고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소중한 것은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어 타인은 손댈 수 없다.
때로는 당사자조차 자기 마음을 정확히 모른다.

마음은 사적이고 비밀스럽다는 이미지. 저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것은 그 사람이 직접 말로 표현해줘야 알 수 있다는 믿음이 오늘날 돌봄과 이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는 마음에 대한 상식을 재검토하고 과감하게 뒤집는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를 가져와 마음의 정체를 파고든다. 일상 소통을 비롯한 언어 사용을 체스 같은 놀이에 비유한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마음은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 있어 당사자만 알 수 있다.”라는 말은 일상 소통에서 아무런 의미도 지닐 수 없다. 그 말은 곧 ‘우리의 언어놀이(소통)에는 나만 아는 규칙(마음)이 있고, 너는 그걸 결코 확인할 수 없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처럼 비밀스러운 규칙이 있는 놀이란 모순이며, 놀이로 성립할 수 없다.
저자는 우리가 언제 ‘마음’을 신경 쓰는지 질문한다. ‘저 사람 마음을 모르겠어.’라고 고민할 때는 바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언어놀이가 끊길 때다. 저자는 그런 순간을 ‘지금까지 하던 언어놀이가 다른 언어놀이로 전환되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즉, 마음은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쉬지 않고 변화하는 언어놀이와 언어놀이 사이에서 드러난다는 말이다. 그 때문에 저자는 타인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둘러싼 상황 전체, 그 사람의 상처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은 사적인 것’이라고 믿으며 단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당신과 언어놀이(소통)를 계속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타는 우리를 갈등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돌봄와 이타는 얼핏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두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한 핵심은 바로 ‘상처’와 ‘갈등’과 ‘자유’다. 저자는 문학, 영화, 만화 등을 다채롭게 인용하며 돌봄과 이타의 정의를 다듬고 두 개념의 차이점을 살펴본다.
돌봄도 이타도 출발점에는 ‘타인의 상처’가 있다. 저자가 말하는 상처란 나의 소중한 것이 타인 또는 자기 자신에 의해 소홀히 대해졌을 때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다. 그리고 사람은 상처 입은 타인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자연스레 손을 뻗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험난한 환경에서 인류가 생존하며 진화하는 데 돌봄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카프카는 산책하다 우연히 인형을 잃어버려 우는 여자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를 위해 카프카는 즉석에서 ‘여행을 떠난 인형’이라는 이야기를 지어냈고, 여행 중인 인형이 보낸 편지를 2주 동안 직접 써서 아이가 인형과 잘 작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카프카는 인형이라는 여자아이의 소중한 것을 함께 아껴주는 ‘돌봄’을 한 것이다.
그에 비해 엔도 슈사쿠의 『침묵』에서는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가 박해당하는 일본 가톨릭교도들을 구하기 위해 갈등 끝에 배교한다. 로드리고 신부의 행위는 자신에게 소중한 사제로서의 의무보다 박해당하는 교도의 목숨을 우선한, ‘이타’라고 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타를 실천할 때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놓아야 하기에 반드시 갈등이 일어난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과정을 ‘도덕’에서 ‘윤리’로의 도약이라고 표현한다. 도덕이 공동체 내에서 오랫동안 다듬어진 단단한 규칙이라면, 윤리는 지금 이곳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규범이다. 요컨대 이타는 상처 입은 타인을 위해 도덕(나의 공동체에서 소중한 것)을 깨뜨리고 윤리(지금 여기서 나의 규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 내부의 사람이 보기에 이타는 규칙에서 벗어난 ‘어리석은 행동’일 수밖에 없지만, 그 어리석음과 도덕(시스템)으로부터의 일탈이야말로 이타의 본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이타를 실천한 사람은 전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기존의 도덕에서 해방되는 자유, 『침묵』의 로드리고가 교리라는 도덕에서 벗어나 신과 새로운 관계를 맺었듯이 말이다.

자기 변화를 거쳐 자기 돌봄으로
‘홀로 서기’가 아닌 ‘함께 서기’를 위한 윤리

저자가 말하는 돌봄도 이타도 출발점은 타인이다. 돌봄은 타인의 소중한 것을 함께 아낌으로써 ‘당신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라는 메시지를 건네준다. 이타는 거기서 나아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놓아버린다. 다시 말해 이타는 ‘타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바뀌는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타에 본질적으로 자기 변화의 계기가 내재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자기 변화는 결국 자기 돌봄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는 육아일 것이다. 처음 육아를 하는 사람은 아이의 소중한 것을 함께 아끼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노력만으로는 한계를 맞이하고 아이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기존의 생활양식, 취미 등)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그때 부모는 아이의 소중한 것을 우선하는 이타를 실천하게 되고, 비로소 자기 변화가 일어나 양육자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이타는 결국 나 자신을 돌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바로 ‘내 아이에게 좋은 양육자가 되지 못했다고 자책할 미래의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돌봄과 이타를 할 때 ‘자기희생’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글을 따라가면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힌다. 돌봄은, 그리고 거기서 나아간 이타는 자기 변화를 일으킨다. 그 자기 변화는 오늘날 미덕으로 여겨지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내 힘만으로 서기’ 위한 자기 계발이 아니다. ‘서로 의지하고 이타를 주고받으며 함께 서기’ 위한 새로운 시대의 자기 계발이라 할 수 있다.

[목차]
시작하며 독선적인 선의의 실패

1장 다양성의 시대, 돌봄은 필연적이다
2장 이타와 돌봄
3장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4장 마음은 숨겨져 있다?
5장 소중한 것은 ‘상자 속’에 들어 있지 않다
6장 언어놀이와 ‘그랬던 것이 되다’
7장 이타란 상대를 바꾸려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뀌는 것
8장 유기체와 상처라는 운명
마지막 장 새로운 극의 시작을 기다리다, 기원하다

마치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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