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읽는 순간, 현실이 균열한다"
일본 호러를 견인하는 연출의 귀재, 사와무라 이치!
21편의 이야기로 끝없이 추락하는 공포의 심연!
2015년 데뷔작 《보기왕이 온다》로 일본 장르문학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 기시 유스케, 아야쓰지 유키토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사와무라 이치. 이 작가의 등장이 일본에 “다시 한번 호러 붐을 일으킬 거라는 확신이 든다”는 기시 유스케의 평처럼, 사와무라 이치는 《보기왕이 온다》의 후속작인 《즈노우메 인형》, 《시시리바의 집》으로 이어지는 ‘히가 자매 시리즈’를 통해 평범한 일상을 공포의 장소로 전복시키는 탁월한 호러 연출력을 보여주며, 지금의 ‘일본 호러를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기매김했다.
사와무라 이치의 글에는 《보기왕이 온다》의 보기왕, 《즈노우메 인형》의 즈노우메, 《시시리바의 집》의 시시리바처럼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늘 우리 곁을 맴돌며 단숨에 독자를 공포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기회를 엿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번 신간에서 우리를 공포의 나락으로 끌어내릴 무언가는 ‘어둠’이다.
단 몇 페이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칠흑 같은 공포!
단 몇 페이지, 일상이 절망으로 전복된다!
일본 장르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에게 사와무라 이치라고 하면 《보기왕이 온다》를 비롯한 히가 자매 시리즈처럼 긴 호흡의 장편을 쓰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할 것이다. 21편의 초단편을 엮은 이번 신간 《한 치 앞의 어둠》은 사와무라 이치에게도 첫 시도일뿐만 아니라, 데뷔 10년을 넘긴 작가가 여전히 새로운 호러씬 연출을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전히 독자들에게 전달할 새로운 메시지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보내는 전달 사항. 같은 서식이 반복되는 가운데 미묘하게 변하는 내용이 읽는 이로 하여금 위화감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가정통신문〉. 한밤 중, 한 주거 지역에 울려퍼지는 의문의 소리. 가출 청소년, 가정 폭력에서 도망친 여성, 그저 경치 구경을 왔을 뿐인 관광객. 전혀 다른 사연의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흔하디흔한 이곳에 모여드는 이유는? 〈명소〉. 부동산 중개인이 소개하는 집들은 하나같이 '사연 있어 보이는' 집들 뿐. 발품을 판 끝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이번엔 왠지 중개인이 '사연 있어' 보인다. 〈부동산 임장〉. 일에 대한 의욕까지 앗아가버리는 출퇴근길 만원 전철. 영원히 변함없을 것같이 반복되는 풍경에 어느 날부터인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만원 전철〉. 이 외에도 독자를 처음에는 혼란에, 그 후에는 곱씹을수록 공포에 빠뜨릴 장치가 숨겨진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사와무라 이치의 데뷔작 제목처럼 공포는 어느 순간에 ‘온다’. 기다리지 않아도 어느 순간 깨닫고 보면 공포는 이미 곁에 와 있다. 어쩌면 사와무라 이치는 공포는 오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상태의 전환임을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거듭해서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첫 초단편 괴담집 《한 치 앞의 어둠》에서는 공포를 ‘깨닫는’ 순간을 혁신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장치들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왜 사와무라 이치가 ‘일본 호러를 견인하는’ 대표작가일 수밖에 없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명소
수로
선생님, 있잖아요
기미지마 군
가정통신문
신과 인간
잠꾸러기 물개 Q초 지점 301호의 노트
심야 장거리 버스
부동산 임장
만원 전철
공백
다리 아래
검푸른 죽음의 가면
밤샘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카페 창문에서
무제
몽살
차가운 시간
핏줄
꾸물거림
남겨진 일기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