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사라진 그들이 아직도 그곳에 있는 건 아닐까?”
잃어버린 것들의 이름을 부르는, 부재자들을 위한 출석부
사랑하는 존재가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라진 존재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채 떠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화자는 어쩌면 사라진 건 그들이 아니라 나일 수도 있을 거라고, 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 있고 내가 거기에서 떠나온 것이라면. 그렇다면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볼 수도,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들이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오지 않았다면, 내가 가면 됩니다. 부재한 이들을 다시 불러내는 일, 그것만큼은 언제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들을 노트에 적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거예요.”
“꽃다발 속에는 항상 가꾸어야 할 정원과 뽑아야 할 잡초,
그리고 생각해야 할 누군가가 있단다.”
빈자리의 안락의자, 화려한 부채와 귀고리, 굴뚝의 연기, 풍선의 기쁨이 나란히 놓인 첫 페이지를 시작으로 백여 쪽에 걸쳐 펼쳐지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위트 있고 몽환적인 그림들, 그 그림들 사이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서른여 개의 목록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를 떠나 다른 사랑을 찾아간 마르코, 잘려 나간 야자수, 고양이 천국에 있는 아리아, 할머니 집에서 나는 그리운 냄새, 고독, 느닷없이 변해버린 몸 같은 것들이. 그것은 단순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만이 아니라 부재함으로써 더 강렬하고 애틋하게 내 삶에 존재하게 된, 지금의 나를 이루는 조각들이다.
섬세한 모자이크처럼 포개지면서도 어긋나는 글과 그림은 나를 이루는 그 조각들을 꽃다발처럼 묶어 우리에게 건넨다. 부재와 상실로 빚어진 기억이라는 꽃다발 속에 우리가 가꾸어야 할 정원이 있다고. 우리 모두가 품은 빈자리를 조용한 빛으로 채워주는 이 한 권의 꽃다발로부터 당신의 꽃다발이 되살아나기를.
“당신을 다시 만나서 정말 행복했어요. 당신은 행복한가요? 꿈에서 당신이 웃는 걸 보면 나는 행복해요. 참 아름답고, 참 이상한 일이에요.”
저자들의 말
오랫동안 부재의 기록을 쓰고 싶었어요. 모두 어떻게 결핍으로 가득한 이 삶을 살아가는지, 상실을 겪으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는지, 죽음과 제대로 직면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혹은 사랑이 끝났을 때 두 사람이 헤어지면 그 사랑은 어디로 가는지를 말예요. 부재는 아주 강한 존재예요. 부재한 사람들은 어디로도 가지 않아요. 늘 거기 있죠. 제 아버지가 지금 더 이상 이곳에 없어도,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제 곁에 있는 것처럼요.
-글쓴이 콘치타 데 그레고리오
제게 이 그림들은 마음과 손을 이어주는 다리와 같아요. 순수한 자유죠. 콘치타가 오래된 제 드로잉 노트를 보고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화를 적어두는 노트와 비슷하다고 했어요. 우리의 두 노트가 함께 놓이면 의미를 갖게 될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 책은 부재를 다루지만 슬픔과 혼동해서는 안 돼요. 분명 사라진 것들을 향하고 있지만, 우리는 웃으며 떠올릴 수도 있죠. 미소 짓는 향수처럼, 부재를 향한 감정을 다양한 모습으로 담아냈어요. 이 책을 열기만 한다면, 누구든 곧바로 매료될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밤엔 아홉 살인 제 막내딸에게 읽어줄 거예요.
-그린이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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