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요란하고 화려한 삶 이면의 또 하나의 우주
사강이 ‘평생에 걸쳐 사랑한 그 무엇’, 문학
“문학과 더불어, 단어와 더불어, 문학의 노예이자 대가인 이들과 더불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었다. 문학과 함께 달리고,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문학을 향해 기어올라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조금 전 읽고서도 내가 결코 쓰지 못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을 향해.” _프랑수아즈 사강
‘매혹적인 작은 괴물’ ‘문학계의 샤넬’ ‘열여덟 살 난 콜레트’. 사강을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사강은 등장과 동시에 자유로운 성, 속도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문장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20세기를 열광시킨 이 작은 괴물은 말년까지도 쉼 없이 작품 세계를 연마하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속도와 알코올, 도박과 약물에 탐닉하는 자유분방한 삶으로도 유명세를 치른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집약되는 사강의 삶은 소진과 탐닉으로만 이뤄진 듯하지만, 사실 사강의 삶을 지탱한 것, 사강이 끝까지 고수한 것은 오로지 문학뿐이었다. 그리고 사강이 쓴 모든 작품들의 기원, 사강 문학의 성소가 바로 《슬픔이여 안녕》이다. 문학적 재능이 반짝이는 대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치밀한 성찰, 지극히 효율적인 구성, 독특한 인물들은 그 누구와도 다른 사강만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준다. 특히 ‘슬픔’이라는 삶에서 처음 마주하는 감정에 관한 성찰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어른의 세계로 입문하는 주인공의 내면에 관한 묘사에서 사강의 문학성은 빛을 발한다.
사강 15주기에 다시 만나는 사강 문학의 기원
풍성한 자료와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슬픔이여 안녕》
사강은 1954년의 한 대담에서 이런 말을 남긴다. “작가는 같은 작품을 쓰고 또 쓰는 것 같다. 다만 시선의 각도, 방법, 조명만이 다를 뿐.” 사강이 열여덟 살에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했을 때 사강은 이미 사강이었다. 인간 본성에 관한 간결하고 예리한 고찰, 경쾌하고 우아한 문장, 기성의 도덕과 관념을 향한 냉소, 과감한 구성과 줄거리. 모든 천재의 첫 작품이 그렇듯이 사강의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에는 사강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강 본인이 말했듯 이후 사강이 발표한 수십 권의 작품들은 모두 《슬픔이여 안녕》에서 출발한, 《슬픔이여 안녕》의 다양한 변용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프랑수아즈 사강 15주기를 맞아 아르테에서 정식 출간한 사강의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은 번역가 김남주가 사강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를 세심하게 살려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인다. 충실한 번역에 더해 풍성한 사진 자료, 작품의 이해를 돕는 글 두 편도 함께 수록됐다. 《슬픔이여 안녕》이 출간된 지 40여 년 뒤에 사강 본인이 그 시절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는 작품에 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감상을 전하며, 사강의 삶을 출생부터 사망까지 추적한 비평가 트리스탕 사뱅의 글은 문학보다 더 문학적이었던 사강의 삶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한다. 새로운 표지,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슬픔이여 안녕》에서 독자들은 여전히 매혹적인 사강 문학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다.
《르 몽드》 선정 ‘세기의 책 100권’
1954년 프랑스 비평가상 수상
[목차]
1부 9
2부 83
에세이: 슬픔이여 안녕 _프랑수아즈 사강 189
옮긴이의 말: ‘사강다움’의 원전, 그 소설 속에서 ‘나’를 만나다! _김남주 215
프랑수아즈 사강의 삶: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_트리스탕 사뱅 231
작가 연보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