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과학을 넘어선 감동, 자연에서 찾는 희망
방구석에서 탐험하는 극한 환경 속 경이로운 생명의 세계
끓는 물 속에서도 30분간 살아남고 섭씨 영하 200도의 차디찬 액체 헬륨 안에서도 7개월간 살아남으며 1,000기압의 압력과 강한 방사선은 물론 다양한 유독 가스에도 살아남는 동물이 있다. 심지어 우주여행을 하고도 살아남은 생명체, 바로 ‘완보동물’ 이야기다. 의외로 귀여운 생김새를 가졌으며 느릿한 몸짓으로 인해 ‘물곰(water bear)’으로도 불리는 이 동물은 거의 타의로 생명을 빼앗을 방법이 없는 초능력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완보동물과 같이 《극한 생존》 속 동물들은 경이로운 회복력과 창의성을 보인다. 그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생존의 당연한 조건이라고 여겨지는 ‘물, 산소, 먹이’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1부 ‘생존의 비밀’). 생존의 중요한 비결은 ‘다름’이다. 극한 동물들은 살기 가혹한 환경이지만 그래서 경쟁자가 없는 틈새 서식지 ‘니치(niche)’를 찾는다. 그리고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쓴다. 예를 들어 햇빛이 부족한 겨울, 물속에서 산소 없이도 몇 달간 생존할 수 있는 붕어는 신진대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뇌세포를 계획적으로 손상시킨다. 흔히 기억력이 안 좋은 동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붕어에게 뇌세포 손상과 그로 인한 기억 상실은 사실 ‘사소한’ 문제다. 당장 커다란 문제 앞에서 붕어는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끌어다 쓴다. 놀라운 사실은 붕어가 뇌세포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겨울의 기억은 사라져서 없겠지만, 다시 하나의 동물로서 자생할 수 있다.
자연에서의 생존은 보통 ‘경쟁’으로 인식되지만, 실은 생존이란 자신이 있을 하나의 장소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하다. 한 동물이 그 장소에서 그 모습으로 존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인간 중심의 선입견을 깨고, 진화를 통해 오랜 시간 길러진 동물들의 적응력과 창의성에 놀라게 만드는 이 책은 자연과 생명, 그리고 실존에 관심 있는 모두에게 ‘읽는 과학 다큐멘터리’로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보다 극적인 자연의 창의적 서사
극한 환경 속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 전략과 지혜
《극한 생존》은 재미와 경이로움을 넘어 극단적인 환경에 사는 동식물을 통해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인간이 살아남기 불가능한 지구의 가장 뜨거운 곳과 차가운 곳, 그리고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에서 사는 동물들은 어떻게 생존할까? 이들은 극한 환경에 적합한 몸의 기능을 장착해야만 한다(2부 ‘극한 환경과 진화’).
사하라은개미는 극고온의 사막에서 1초에 1m를 내달린다. 달리면서 몸이 땅 위로 잠시 떠오르면 열기를 덜 받을 수 있다. 지면의 온도가 거의 섭씨 60도에 달하더라도, 단 1센티미터 위쪽이 20도나 더 시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개미의 비결은 의외로 규칙적인 ‘휴식’이다. 먹이 채집 시간의 최대 4분의 3을 휴식 시간으로 쓴다. 한편 큰뒷부리도요는 기압이 낮은 초고도 하늘에서 열흘 가까이 쉬지 않고 따뜻한 곳을 향해 날아가며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이 동물 역시 비행 후에는 거의 죽은 듯이 잠을 청한다.
이렇듯 자연의 놀라운 능력이란 결국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써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고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의 생태계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 세계가 생존을 위해 얼마나 체계적이고 창의적인지 깨닫게 된다. 또한 상당히 많은 동식물의 생존 비결이 아직 미지의 비밀로 신비롭게 남아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생명은 길을 찾는다”
한계 너머의 생명에게 배우는 삶의 의미
생명은 불가능해 보이는 한계를 넘는다. 책의 말미에는 아무 빛이 없는 지하 세계의 작은 생명체들과 어둠 속에서 형체뿐만 아니라 색도 구분하는 나방이 등장한다. 또한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에서 되려 방사선을 에너지 삼아 성장하는 미생물 이야기가 나온다(3부 ‘빛과 방사선’).
늘 그렇듯 생명은 길을 찾는다. 약 20억 년 전, ‘지구가 겪은 가장 큰 오염 위기의 순간’으로 불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남세균이 광합성의 힘을 발견해 산소가 거의 없는 지구에서 산소로 숨 쉬는 지구로 변화한 것이다. 당시 지구에 살던 혐기성 생물은 질식했고, 지금의 생명체들이 자리했다. 이처럼 지구가 어떤 환경에 놓이든 ‘생명’ 자체는 길을 찾아낸다. 인간의 삶 또한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때로는 생존을 위해 견디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극한 생존》 속 기후 위기를 마주하는 동물들처럼, 갈수록 가혹해지는 환경에 견디는 것 자체가 이미 최선의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들의 생존 전략은 과학적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은 과학적 사실 그 이상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참고 버티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큰 성취다.” _‘옮긴이의 글’ 중에서
방사능과 극심한 건조, 사하라의 열기와 극지의 혹한, 완전한 어둠과 기근, 산소 결핍과 심해의 압력 속에서도 생명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탁월하게 그려낸 책. 저자는 이 극한의 이야기를 유머와 절제된 통찰로 경쾌하게 풀어낸다.
〈가디언〉
읽기 쉽고도 권위 있는 탁월한 생명의 기록. 진화가 어떻게 지구의 무수한 생태적 틈새를 만들어 냈는지 상기시킨다.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놀라운 회복력으로 살아남은 생명체들의 인상적인 이야기와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 과학과 감성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매혹적인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생명의 변두리를 유쾌하게 탐험하며, 그 회복력과 기발한 전략을 보여주는 찬가.
NHBS, 영국의 자연사·생태 전문 리뷰 기관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1부. 생존의 비밀
: 생명의 세 가지 조건이 없다면
1장. 메마른 세상 - 물 없이 생존하기
2장. 숨 막히는 생존 - 산소 없이 생존하기
3장. 단식의 달인들 - 먹이 없이 생존하기
2부. 극한 환경과 진화
: 그럼에도 살아남은 동물들
4장. 얼어야 산다 - 극저온
5장. 가장 높이, 가장 깊이 - 극고압과 극저압
6장. 전력 질주 후 필요한 것 - 극고온
3부. 빛과 방사선
: 생명의 한계를 시험하다
7장. 빛이 없는 집 - 어둠 속에서 피어난 생태계
8장. 독이 가득한 낙원 - 방사선을 먹고 사는 생물
에필로그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