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책 속에서
이러한 줄거리는 의술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속물이자, 역사적 전환기마다 표변하며 기회주의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이 같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외세에 기생하며 개인적 이익만을 좇는 타락한 삶의 방식과 인간성을 고발하고 풍자한다.
이 작품에서 구사된 풍자의 수법은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작가는 부정적 인물을 직접 비판하거나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조롱하지 않고,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또 과거 회상의 역전적 구성을 통해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친일, 친소, 친미로 변신하는 기회주의적 인물의 전형을 객관적인 수법으로 창조해 내고 있다. -19쪽
대학교 출신이 막벌이 노동이라께 꼴 가관이지만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그런 걸 보고 가만히 나를 생각하면, 만약 우리 종조할아버지네 집안이 그렇게 치패를 안 해서 나도 전문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했으면 혹시 우리 아저씨 모양이 됐을지도 모를 테니 차라리 공부 많이 않고서 이 길로 들어선 게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우리 아저씨 양반은 대학교까지 졸업하고도 인제는 기껏 해먹을 게란 막벌이 노동밖에 없는데, 요 보통학교 사 년 겨우 다니고서도 시방 앞길이 환히 트인 내게다 대면 고쓰까이〔小使〕만도 못하지요.
아, 그런데 글쎄 막벌이 노동을 하고 어쩌고 하기는커녕 조금 바시시 살아날 만하니까 이 주책꾸러기 양반이 무슨 맘보를 먹는고 하니, 내 참 기가 막혀!
아―니, 그놈의 것하구는 무슨 대천지원수가 졌단 말인지, 어쨌다고 그걸 끝끝내 하지 못해서 그 발광인고? -89쪽
서연 : 그러니까 작품 마지막에 내부 이야기에서 틀이 되는 외부 이야기로 이동하면서 시점도 변했던 거군요.
선생님 : 그래, 맞아.
서연 : 그런데 작가는 왜 그런 구성법을 쓰는 거죠?
선생님 : 그건 외부 이야기라는 틀을 통해서 내부 이야기를 객관화하는 방식으로 사실감과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야.
서연 : 지난번에 김동인의 「붉은 산」에서 ‘어떤 의사의 수기’라는 부제를 단 이유도 그거였잖아요?
선생님 : 잘 기억하고 있구나. 결국 그 작품도 액자식 구성을 취한 거라고 볼 수 있다. 부제를 통해 의사인 화자가 직접 체험한 바를 쓴다고 밝힌 다음, 중심인물과 관련된 내부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니까. -191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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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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