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과 ‘생명 윤리’를 균형 있는 시각으로 그리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동물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괴담에 가까우리만치 섬뜩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의학의 발전과 인류의 삶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의 이야기든지 간에 확실한 것은 동물 실험이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채식주의와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 실험이나 동물의 권리 보호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있다.
동물 실험은 동물의 유전적 특징을 관찰하는 조사를 비롯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세제와 화장품, 그리고 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험을 일컫는다. 매우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의학, 생물학, 약학 등 다방면에서 실험용으로 사용되며, 그 수 또한 세계적으로 연간 약 5억 마리, 국내에서는 500만 마리 이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동물 실험은 의학과 생물학의 발전에 필수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새롭게 개발한 약물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동물 실험을 거치도록 의무화했을 정도로 당연시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입장 또한 공고해졌다. 옛날 사람들은 인간과 달리 동물에게는 정신이 없어서 고통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동물행동학 연구를 통해 동물에게도 지능이나 문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쾌락이나 고통도 느끼기 때문에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처럼 동물 실험과 관련해서, 현대 의학의 발전에 동물 실험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인간이 가진 질병 3만 가지 중에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고 인간과 동물에게서 다른 효과를 보이는 약물의 사례를 들어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2013년부터 동물 실험을 한 모든 화장품은 유럽연합 내 27개국에서 판매가 금지되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동물 실험 반대 바람이 불고 있다.
《50 대 50》은 ‘동물 실험’이라는 논쟁적인 주제를 ‘인간의 생명’과 연계지어 사춘기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부모의 과보호와 간섭에 갑갑함을 느끼던 열다섯 살 소년 길이 순전히 반항심으로 동물 권리 보호론자와 여러 사건을 일으키다가, ‘동물 실험’과 ‘인간의 생명’이라는 절박한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리고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동물 실험’이라는 주제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을 균형 있게 그려 내면서도, 사춘기 소년의 치열하고 복잡한 내면을 생생하게 포착한 점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