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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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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23718
ISBN
9791165702144
페이지,크기
220 , 148*210mm
출판사
출간일
2023-05-08
[출판사서평]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맺는 인간관계의 그물이다. 다른 공동체가 개인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지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적 만남에 기반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족을 너무도 당연하게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식할 뿐, 애써 그 의미나 가치 등을 찾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족’이라는 단어만큼이나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단어가 또 있을까? 가족이란 단어를 곱씹을수록, 이 단 두 글자에서 세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모든 감정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끌어안는 소설』은 당신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끌어안는 소설』은 우리 시대가 사랑하는 작가 정지아, 손보미,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이 각자의 시선에서 가족을 그려 낸 작품을 모은 소설 선집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은 오늘날 가족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독자들에게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고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가족이라는 보편적 공동체의 삶을 살피는데, 여기에는 가족의 형태와 기능은 물론이고 가족의 갈등과 화해, 상실과 치유, 화합과 포용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가족 하면 떠올리는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을 대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성립 가능성과 그 확장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소박한 담론의 장이 펼쳐져 있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일곱 가족의 삶의 장면을 엿보며 우리는 다시금 가족의 의미에 대해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란 이름의 끌어안음

국어사전에 따르면 가족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 속의 가족은 이 정의만으로 정의하기에는 부족하다. 『끌어안는 소설』 속 7편의 소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을, 나아가 인간과 세계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인다.

정지아의 「말의 온도」은 자신의 삶은 뒤로 한 채 남편에게, 또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맞춰 가며 살아야 했던 늙은 어머니의 삶을 이제는 나이가 들어 자신도 어머니가 된 딸의 시선에서 그려 낸다. 이 작품 속 어머니는 삼시 세끼 남편과 자식들의 입맛에 맞춰 밥을 차리던, 좋은 것은 자식들에게 모두 양보하며 살아온 그 시절 어머니의 삶 그것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이 무엇인지 알게 된, “늙음에 있어서는” “선배”가 된 어머니의 삶을, 그 시절 우리 엄마들의 삶을 오롯이 끌어안는다.

손보미의 「담요」는 아들이 좋아하는 록 밴드의 콘서트에 갔다가 사고가 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는 이 사고로 아들을 잃고 상실감에 빠져 살아가고,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는 그 삶을 훔쳐 소설을 써내 유명 작가가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상실감만을 그리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들이 죽던 날 아들에게 건넸던 담요를, 추위에 떨고 있는 젊은 부부에게 건네며, 타인에 대한 애정으로 그 상실감을 끌어안는다.

황정은의 「모자」는 자꾸만 모자로 변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아버지의 삶을 끌어안는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쑥 모자로 변해 버리는 아버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자가 된다. 널브러진 모자는 이리 치이고 저리 밟힐 수밖에 없는데, 이 모자는 한없이 힘없는, 처량해져 버린 아버지의 처지를 드러낸다. 갑자기 모자로 변해 버린 아버지를 자식들은 무심코 밟아 버리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왜 모자로 변하는지 애정 어린 시선에서 고민하고, 투덜거리지만 이사를 가고, 못을 뽑는 등 그 삶을 이해하기 위해 애쓴다.

김유담의 「멀고도 가벼운」은 어릴 적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보배 이모’의 삶을 그린다. 남편은 뉴질랜드에 있고, 사촌동생 보배와 고향으로 돌아온 이모는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그런 이모를 엄마는 못마땅해하지만 ‘나’는 그 삶에서 가능성을 엿본다. 이제는 인스타그램 속 사진으로만 이모의 삶을 엿보지만, 그러면서 ‘나’는 “먼 곳에 있는” 이모에게 “다정한 마음과 응원을 보내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일상에도 약간의 온기”를 느끼며 이모가 보내온 양모 이불처럼 포근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이모의 삶을 끌어안는다.

윤성희의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가능성을 끌어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이니셜로 지칭되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 주는 인물들은 모두 전통적 개념의 가족에서 벗어난 존재들이다. 이 4인조 인물들의 우연한 만남과 이들이 기차, 찜질방, 트럭 등 여러 공간을 떠돌며 살아가는 삶, 무작정 보물을 찾아 떠났다가 보물 지도를 버리고 현실의 삶을 꾸려 나가는 모습은 처연하지 않고 상쾌하기만 하다.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족 공동체의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김강의 「우리 아빠」는 “생산 인구의 감소, 노인 인구의 증가, 출생률 저하라는 현실에 부딪”힌 미래 사회의 가족을 그린다. 2030년, 국가는 정책적으로 ‘우리 아빠’의 정자와 ‘우리 엄마’의 난자를 수정하여 ‘우리 아이’를 생산해 사회에 편입시킨다. 이 작품은 ‘우리 아빠’를 직업으로 살아가는 ‘나’를 통해 국가 권력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계급 재생산에 관여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실이 된 가족 공동체의 존속 문제를 끌어안는다.

김애란의 「플라이데이터리코더」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의 안녕을 끌어안는다. 이 작품은 플라이데이터리코더 37번지,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 집에 사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는, 아들을 잃고 며느리까지 떠나보낸 할아버지와 백과사전을 읽어 모르는 것이 없는 삼촌과 함께 사는 아이는 한 번도 엄마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우연히 발견한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가 엄마라는 삼촌의 말에 따라 블랙박스를 엄마로 여기며, “어디서든 잘 있어 주세요. 그러면……. 나도 무척 기쁠 거예요.”라고 말하고는 엄마에게 입 맞춰 주며 이별한다.

이 책 속의 가족들은 각자 그 가족만이 안고 있는 저마다의 다른 이유로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 삶의 장면에는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모든 감정이 녹아 있다. 우리는 그 장면을 엿보며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기도, 가족과 함께했던 시간을 그리워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층위의 삶과 인간의 본성을 새삼 깨달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정지아 말의 온도
손보미 담요
황정은 모자
김유담 멀고도 가벼운
윤성희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김 강 우리 아빠
김애란 플라이데이터리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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