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출판사서평] 어린이 독자가 사랑하는 진형민 작가의
만루 홈런처럼 시원한 이야기
2012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 『기호 3번 안석뽕』으로 화려하게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2021년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한 진형민 작가는 일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동시대 현실주의 동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앞서 언급되는 작가다.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깊이 있는 주제를 흥미롭게 전하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아이들이 삶에 매우 중요한 여러 가치들을 배우는 과정을 웃음과 함께 유쾌하게 전하는 진형민 작가의 동화는 모두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유쾌하고 흥미롭게 그려 낸 『소리 질러, 운동장』은 “스포츠 동화의 정석”(알라딘 독자 평)이라는 평이 지극히 어울린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막야구부의 자유로운 경기 방식에 매력을 느끼고, 야구를 잘 모르는 아이들은 야구에 흥미를 품게 되는 작품으로, 새로운 표지는 야구공을 모티브로 삼아 통통 튀는 매력을 담뿍 담아 냈다.
『소리 질러, 운동장』의 주인공은 야구부에서 쫓겨난 김동해와 여자라는 이유로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공희주이다. 두 사람은 야구부 활동을 못 하게 되자, 아이들을 불러 모아 ‘막야구부’를 만든다. 번듯한 글러브와 야무진 방망이도 없고 멋진 유니폼도 없지만, 막야구부 아이들은 야구 모자와 맨주먹만으로 자기들만의 야구를 한다. 야구부처럼 뻥뻥 멋진 타구를 날리지도 못하고, 날아오는 야구공을 쏙쏙 잡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창피해하거나 기죽지 않고 즐겁게 야구를 한다. 여러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야구에 몰입해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막야구부 아이들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마음속에 담긴 당차고 활달한 기운을 읽을 수 있다. 교실과 학원에 갇힌 아이들에게 만루 홈런처럼 시원한 이야기가 되어 줄 작품이다.
나를 위해, 모두를 위해 운동장을 지켜라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야구를 즐기던 막야구부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다. 야구부 감독이 방과 후 운동장에서 알짱거리는 막야구부를 못마땅하게 여겨서 운동장에서 쫓아내려 하는 것이다. 감독은 아이들을 어르기도 하고 학교를 대표하는 야구부를 위해 운동장을 ‘양보’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양보를 거부하자 꼼수를 써서 막야구부를 운동장 구석으로 내몰기도 한다. 막야구부 아이들은 기발한 방법을 찾아내서 운동장을 지키려 애쓴다. 아이들과 운동장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비단 야구부 감독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가야 하는 학원이 많고, 밤늦게까지 해야 할 숙제가 있고, 금방금방 돌아오는 시험도 있다. 진형민 작가는 상황에 대한 비판 대신,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여 준다. 학원 가기 전이나 학원에 갔다 온 후, 또는 시험이 끝나고 운동장에서 숨이 차도록 신나게 뛰어노는 장면을 보면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 내가 오래도록 곱씹는 것은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에서 만났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찾아왔든 서로 개의치 않고 여기 운동장에서 머리를 모아 문제를 풀고, 어울려 뛰어놀고, 정정당당하게 시합을 한 기억을 나누어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언제가 그 기억들이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선택을 꿈꾸게 하지 않을까요? 부디 그랬으면 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거의 모든 것은 운동장에 있다
『소리 질러, 운동장』은 아이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린 동화다. 하지만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그 속에 담긴 다양한 문제의식을 만날 수 있다. 후보 선수이기는 하지만 야구부였던 김동해는 자기 팀 선수에게 아웃을 선언한 심판의 판정에 대해 혼자서 옳다고 말했다가 야구부에서 쫓겨나고 만다. 어릴 때부터 공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던 공희주는 야구부에 들고 싶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한다. 이런 일들은 사실 현실에서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다만 아이들은 대응 방법을 잘 모르거나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또는 어른이 무섭다는 이유로 옳고 그름을 가리는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 하지만 『소리 질러, 운동장』의 막야구부 아이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어 상의하고,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고, 때로는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면서 조금씩 야구공처럼 단단해져 간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정의, 진리, 평등과 같은 가치들을 배우는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내는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의 마음에 소중하게 자리 잡을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운동장을 나누어 쓰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다양한 세대의 독자들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지혜를 선사할 것이다.
책 속에서
“너만 보면 내가 자꾸 혈압이 오른다. 혈압이 오르면 건강에 안 좋다.”
“저를 안 보면 혈압이 내려가나요?”
“그건 확실치 않다.” (11면)
“진짜 아웃이었는데, 어떻게 거짓말을 해요?”
김동해가 형들을 올려다봤다.
“왜 못 해! 그냥 하면 되지, 왜 못 해!”
강 선수가 슬그머니 내려놨던 주먹을 다시 치켜들었다.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잖아요.” (13면)
사실 감독님은 “왜요?” 하고 묻는 걸 아주 싫어했다. 어쩐지 자기한테 대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대드는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거라 해도 싫었다. 감독님도 그게 왜 그런지 이유를 잘 모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61~62면)
어른들이 화를 내기 시작하면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이다. 처음엔 뭔가 이유를 대면서 화를 내지만, 일단 화를 냈다 하면 하나같이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가 되고 만다. 그래서 나중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계속 화를 내고, 더 화를 내고, 점점 더 화를 내다가 아아아악 자기 혼자 폭발을 한 다음에야 겨우 끝이 난다. 그
러니 그 전에 빨리 도망치는 것만이 살길이다. (63~66면)
감독님은 이제 다시는 막야구부 아이들을 볼 일 없을 거라 생각했다.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아이들은 그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운동장에 나타났다. 날마다 하던 막야구부는 하지 않았다. 대신 운동장 한구석에 교실 크기보다 조금작게 금을 그어 놓고 그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그만큼이 바로 운동장 열아홉 조각이었기 때문이다. (94~96면)
성질 급한 녀석이 애들을 모아 앉혔다. 그리고 한 문제 한 문제 답을 확인해 나갔다. 아이들 답이 모두 같으면 정답으로 치고 넘어갔고, 서로 답이 다르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이를 해 보았다. 어떤 문제는 아이들마다 풀이법이 완전히 다르기도 했는데, 그러면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애들이 이게 맞다 저게 맞다 깜냥대로 훈수를 두었다.
아무리 머리를 모아도 풀리지 않던 문제가 뜻밖의 방식으로 풀리기도 했다. (110~111면)
“저어, 어른이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감독님이 잔뜩 풀 죽은 목소리로 물었다.
“세상에서 제일 비겁한 일이지요.” (119~120면)
“잘 배웠습니다.”
연습 끝날 때마다 매일 습관처럼 하는 인사였다. 야구부 주장 강 선수도 앞에 있는 김동해를 보며 인사했다.
“잘 배웠습니다.” (144면)
작품 줄거리
자기 팀에 불리한 판정이 옳다고 말했다가 야구부에서 쫓겨난 김동해와 여자라는 이유로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공희주. 두 사람은 아이들을 불러 모아 막야구부를 만든다. 번듯한 글러브와 야무진 방망이도 없고 멋진 유니폼도 없지만, 막야구부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야구를 한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알짱거리는 막야구부를
못마땅하게 여긴 야구부 감독님이 훼방을 놓기 시작하면서 막야구부는 운동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막야구부는 운동장에서 버틸 수 있을까? 어설프지만 즐거운 막야구가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목차]
1. 후보 선수 김동해
2. 공, 공, 공희주
3. 첫 만남
4. 야구 말고 막야구
5. 예상 밖의 경기
6. 감독님, 뿔나다
7. 막야구부는 회의 중
8. 감독님, 작전을 바꾸다
9. 운동장 열아홉 조각
10. 훌륭한 사람의 조건
11. 운동장을 점령하라
12. 운명을 건 막야구 시합
13. 운동장을 부탁해
14. 우리들의 월요일 오후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