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문학과지성사에서 이번에 발간되기 시작하는 ‘한국문학전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이번 전집은 전체 목록을 미리 확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구성하였다. 우선 문학사의 일반적인 평가를 참조하여 작가별로 편차를 두어 배정하였다. 예를 들어 염상섭, 이광수 등의 주요 작가는 5권 이상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반면 1권으로 마무리되는 작가들도 다수 기획되어 있다.
그리고 문학사적 큰 중요성을 가지지만 기존의 문학전집에서 소홀히 다루어진 작가들을 전집에 포함시키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이번 1차분에 포함되어 있는 최명익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또한 각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기존의 평단에서 대표작으로 인정되어 있는 작품들을 수록하는 동시에 작가의 숨겨진 수작을 발굴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 작품의 원본을 토대로 엄밀하게 텍스트를 확정했다. 우선 기존에 발간된 개별 작가의 작품집들 중 가장 믿을 만한 판본을 골라서 다른 판본들과의 비교 내용을 텍스트에 반영해 최선의 판본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는 창작 당시의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고(김동리의 경우), 작가 생전에 수차례의 개작을 거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으며(황순원의 경우), 비교적 현대어 수정본을 골라서 작업을 하되 원본 혹은 연재본과의 꼼꼼한 대조로 오류를 수정(염상섭의 경우)하기도 했다.
(3) 세번째로 주목할 만한 점은 작품에 곁들인 충실한 해설과 꼼꼼한 주(註)이다. 문학과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에서는 각권마다 책임 편집자들이 수록 작품 선정과 본문의 텍스트 확정부터 해설 집필까지를 맡았다. 이는 몇 명의 평론가들이 수십 권에 달하는 문학전집 전체의 기획만을 담당하고, 출판을 위한 나머지의 모든 실질적인 과정은 출판사 편집부에서 몇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좋지 않은 관행을 따르지 않기 위함이다.
박사 학위 이상의 책임 편집자들은 각 작가의 전공자들로만 엄격하게 위촉되었다. 책임 편집자들은 그동안 문학사에서 풍문처럼 전해 내려오는 대표작은 물론이거니와 숨어 있던 수작들을 소개하기 위한 작품 선정부터, 현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현대어 변환 작업, 그리고 낱말 풀이부터 판본 비교의 주요한 내용을 담은 주석의 작성에 이르기까지 이번 ‘한국문학전집’의 내실을 기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작가론과 작품론을 함께한 「작품 해설」과 주석을 포함한 「참고문헌」은 문지판 ‘한국문학전집’의 빼놓을 수 없는 차별점이다.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들도 읽기 편하도록 평이한 해설을 중심으로 집필된 「작품 해설」에서는 수록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에 대한 문학사 일반의 평가와 논의를 포함하여 책임 편집자 나름의 현대적인 평가를 덧붙였다. 「참고문헌」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나열식에서 탈피하여 주요한 참고문헌을 중심으로 계열화시켜 깊이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충실한 길잡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4)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현대어 맞춤법과 띄어쓰기로의 변환 작업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우리 문학의 풍토에서는 원작을 가능한 한 원작 그대로만 읽어야 한다는 엄숙주의로 인해 오히려 작품을 화석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독자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작품이라는 편견으로 우리의 앞선 세대 작품들을 멀리하게 된다면, 문학 전통의 보존보다는 전통의 단절이라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대의 분위기와 맛을 살려 읽는 독서 경험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설을 소설답게 감상할 기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이번 한국문학전집의 편집 과정은 난산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원작의 의미와 작가의 의도를 훼손하는 수준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책임 편집자들의 최종 판단을 기준으로 작품 표기의 현대화 작업을 하였다. 다시 말해 방언과 구어체의 표현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현대어 표기와 띄어쓰기를 적용시켜 판본을 완성시켰다. 그리하여 현대의 독자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시대의 문학 작품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5) 다섯번째로는 저작권과 관련된 사항이다. 현재 몇몇 작가의 경우 독점 계약으로 단 한 출판사에서만 출간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여러 출판사에서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작품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원본 확정이나 책의 편집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식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로 불법, 무단으로 출간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한번 확정된 텍스트가 오랜 세월 수정·첨가되지 않은 상태로 출간된 나머지 잘못된 판본이 정본인 양 읽히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문학과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은 저작권이 유효한 작가는 개별 저작권자와 접촉하여 문지판의 차별성과 우월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독점 계약의 오류를 지적하고 우수한 한국 문학 작품의 대중화에 한몫을 할 것임을 약속하고 정식 계약을 체결하여 진행하였다. 월북 작가의 경우도, 북한의 유족들과 연락을 취해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번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독자들이 최대한 접근하기 쉽고 읽기 편한 전집이 되도록 여러모로 신경을 썼다. 그중에 또 주목할 만한 특징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장정을 들 수 있다. 판형은 최대한 문고판에 가깝게 만들어 휴대하기 간편하도록 했으며, 최근 발행된 단행본 소설집 못지않은 표지 디자인을 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진작가의 작품들을 엄선하여 곁들였다. 이갑철, 임영균, 배병우, 구본창, 이희상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이번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의 표지에 사용될 사진을 흔쾌히 협조해주었으며, 그런 작업을 기획하는 과정에 경기대학교 미술학부 박영택 교수가 적극 참여해주었다.
[목차]
일러두기
약한 자의 슬픔
배따라기
태형
눈을 겨우 뜰 때
감자
광염 소나타
배회
발가락이 닮았다
붉은 산
광화사
김연실전
곰네
주
작품 해설
허공의 비극/최시한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참고 문헌
기획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