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잡초를 꽃으로, 빗물을 강으로, 모래를 유리로 만들 줄 아는 Bloom이라는 요정이 있습니다. 그가 사는 곳은 궁궐의 모든 것이 유리로 이루어진 유리성입니다. 하지만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리성에서 쫓겨납니다. 이유는 유리성을 더럽히기 때문이에요.
Bloom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어요. 헝클어진 머리에는 딱정벌레가 살고, 그가 지나가는 모든 자리에는 진흙 발자국이 덕지덕지 남아있어요. 유리성의 왕은 이런 그를 도저히 못 견디겠다며 쫓아내는데,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문제는 세월이 흘러서 유리성이 금이 가고 망가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데려오려고 하지만 이미 상처를 입었는데 쉽게 마음을 돌릴 리는 없겠죠. 누구를 보내도 효과를 보지 못하자 고민하던 왕과 왕비는 Genevieve라는 아주 평범한 소녀를 앞세웁니다.
칼데콧 수상작가 두 명이 만나서 멋진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Doreen Cronin의 글에 David Small의 일러스트로 탄생한 《Bloom》입니다. Bloom이라는 요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이야기의 실질적 주인공은 Genevieve라는 소녀입니다. 자신감 없고 수동적인 삶을 살던 소녀가 Bloom을 통해 평범함을 벗어버리는데요, 그 과정이 굉장히 극적입니다. 그렇게 지금 시대의 화두인 °여성의 힘°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는 전적으로 Doreen Cronin의 힘이지만, 사실 잉크 워시로 완성한 일러스트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Bloom》은 글자마저 그림이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는 David Small의 역량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