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링컨이 노예해방선언을 했던 해가 1862년이며 흑인 및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버젓이 있어도 미국사회는 당연하다는 듯 흑백분리정책을 펼쳐왔습니다. 현대 민권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Rosa Parks 여사가 탄생하게 된 것도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기 때문이죠. 그때가 1955년입니다.
《The Story Of Ruby Bridges》는 인종차별이 여전하던 1960년을 배경으로 하는 실화인데요, 말 그대로 Ruby Bridges라는 여섯 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Rosa 여사의 사건 이후 불평등 시정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고 1960년에는 백인과 흑인의 통합교육을 시행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백인 사회는 통합교육 자체를 부정하는데요, 이때 법의 결정을 배경으로 백인학교에 입학한 흑인소녀가 바로 Ruby Bridges입니다. 당연히 온갖 박해와 방해, 멸시와 조롱이 뒤따르지만 여섯 살 흑인소녀가 마침내 승자가 되는 감동실화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국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8위 규모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취업을 위한 외국인의 유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구조적 병폐로 발생하는 국제결혼도 원인의 한가지 입니다. 그러나 단일민족이라는 말도 안 되는 환상(우리나라는 역사상 단 한 번도 단일민족이었던 적이 없습니다)을 가지고 피부색과 생김이 다른 다문화가정에 대해서는 차별을 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백인혼혈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에 흑인혼혈과 동남아계 혼혈에 대해서는 거의 멸시하는 수준입니다. 흑백분리정책을 펼치던 미국사회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거죠.
《The Story Of Ruby Bridges》는 바로 이러한 왜곡된 시선과 구조적 모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가슴에 남을 찡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퓰리처상 수상작가 Robert Coles와 코레타 스콧 킹상을 수상한 일러스트레이터 George Ford의 손길이 더해져 작품의 가치마저 높다하겠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