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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는 프랑스에서 출간 즉시 초판 2만 부가 판매되고, ‘비평가상’을 수상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면서, 재난소설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책에서 묘사된 여러 인간 군상이 실제 재난 발생 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페스트라는 재난이 프랑스령 알제리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을 덮치면서, 평범했던 도시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하고 만다. 이에 오랑의 시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소리를 낸다. 자신의 행복을 좇는가 하면(랑베르), 신을 찾으며 구원을 성토하기도 하고(파늘루), 무기력한 현실에서도 무엇이든 하려는가 하면(타루),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거나(리유, 그랑), 재난 중에서도 사리사욕을 추구하는(코타르) 등 말이다. 이처럼 카뮈가 오랑에서 그린 세계관은 ‘소설처럼’ 완벽한 인물만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열하고 이기적이며 무기력한 인물도 많다.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와 무척 닮았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카뮈는 리유의 입을 빌려, “이 연대기가 결정적인 승리의 기록일 수는 없”으며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리라 강조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마찬가지이듯, 재난은 반복되며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카뮈는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부조리에 맞서는 것이 수많은 ‘부정’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의 씨앗이라고 본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을지라도, 그 운율은 반복된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재난도 반드시 반복되겠지만 연대 역시 반복된다면 희망이 있음을 카뮈는 말하려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