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건 바다 때문이 아니야.
우리가 만든 두려움 때문이지.”
거센 파도 앞에 머뭇거리는 펭귄 무리 속,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드는 한 마리의 펭귄
배가 고픈데도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그 앞을 가로막는 건 파도가 아니라, 파도를 바라보는 동안 마음속에서 자라난 두려움이다. 누군가는 위험하다고, 삼켜질지 모른다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 말들이 땋일수록 바다는 점점 더 무서운 얼굴이 되어 간다. 그러나 무리 가운데 한 마리, 같은 파도를 바라보면서도 그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아 바다로 뛰어드는 펭귄이 있다. 우리는 그 용감한 펭귄을 ‘퍼스트펭귄’이라고 부른다.
이 펭귄이 특별한 건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다.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것을 다르게 대하기 때문이다. 매섭게 몰아치다가도 결국은 지나가는 파도처럼, 마음의 거센 물결도 언젠가 잦아든다. 그래서 두려움 앞에 멈춰 설때면 숨을 고르고 한 걸음 내디딘다. 용기를 낸 그를 바다가 어떻게 맞이하는지는 책장을 넘기며 함께 가라앉고 함께 떠올라 보아야 알 수 있다.
두려움은 없애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처음 마주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머뭇거린다. 하지만 《퍼스트펭귄》은 그 머뭇거림을 다그치지 않는다. 다만, 가장 먼저 뛰어든 펭귄의 뒷모습을 통해 두려움과 용기는 멀리 떨어진 감정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서 태어나는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를 가로막던 파도가 실은 나를 어디론가 밀어 보내려는 손짓이었다는 사실, 그건 파도를 통과한 다음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