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2026 뉴베리 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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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시카고 공립도서관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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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북리스트〉 편집자가 뽑은 최고의 책
2025 〈커커스 리뷰〉 최고의 책
“넌 착한 영혼이야, 클레어!
사랑을 줄 수 있는 건 착한 영혼뿐이거든.”
사랑받지 못한다고 믿는 이 세상 모든 ‘클레어’를 위해
2026년 뉴베리상이 선택한 가장 다정한 판타지!
영원한 가을이 머무는 ‘죽은나무숲’은 시간이 멈춘 듯 변화가 없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존재인 클레어는, 죽음의 문턱에서 한쪽 눈과 한쪽 귀 그리고 이생의 기억 대부분을 잃은 채 ‘죽다 만’ 여우로 살아간다. 클레어에게 남은 것이라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는 쓰라린 기억의 파편뿐. 클레어는 자신의 흉측한 외모를 외알 안경과 붉은 벨벳 망토 뒤에 감추고, 길 잃은 영혼들을 안내하는 ‘길잡이’라는 역할에 몰두한다.
그러던 어느 날, 클레어의 고요하게 반복되던 삶에 두 개의 거대한 변수가 들이닥친다. 하나는 “만성절 전야에 죽은나무가 고사리빛에 풍파를 몰고 올지니, 달이 지기 전 죽은나무숲에 있는 자는 영영 사라지리라."라는 고사리빛숲의 예언자 헤스터파울(들꿩)의 불길한 예언이고, 또 하나는 사후 세계로 떠나야 마땅한데도 자꾸만 죽은나무숲으로 되돌아오는 오지랖 넓고 수다스러운 오소리의 영혼, 생강촉새의 등장이다. 길잡이로서 자부심이 강한 클레어에게 영혼을 안식처로 인도하지 못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클레어는 이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 생강촉새와 함께 헤스터파울을 찾아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생강촉새와 함께한 사흘 동안, 평화라곤 한 땀도 누리지 못할 만큼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사실 클레어와 생강촉새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깊은 상실을 경험한 '선택받지 못한 존재들'이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존재의 부정, 가족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열등감은 이들을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킨 두터운 벽이었다. 그러나 다른 듯 닮은 여우와 오소리는 서로를 거울삼아 비로소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사랑을 줄 수 있는 건 착한 영혼뿐”이라는 생강촉새의 말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눈부신 선언이다. 다른 동물의 사랑을 갈구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사랑을 건넬 수 있는 주체임을 자각하는 순간, 클레어의 영혼은 놀라운 변화를 맞이한다.
클레어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생강촉새를 통해 자신이 결코 사랑받지 못한 고아가 아니라, 길잡이로서 수많은 영혼을 묵묵히 보듬고 정성껏 버섯밭을 일궈 온, 이미 '사랑을 주고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이 자각은 자기 연민의 굴레를 벗겨 내고 존재 방식 자체를 바꾸는 강력한 힘이 되어 스스로를 구원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라 생각하는 생강촉새가 새로운 사명을 물려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변화시킨다.
이처럼 이 책은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고 믿어 온 존재들이 서로를 통해 자신의 빛나는 조각들을 되찾는 눈부신 과정을 그린다. 모든 속박을 벗어 던진 클레어가 마침내 어린 여우처럼 즐겁고 자유롭게 사후 세계로 뛰어드는 장면은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스스로 사랑받지 못한다고 믿는 ‘이 세상 모든 클레어'에게 이 책은 가장 완벽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사후 세계의 판단은 압도적으로 옳다!”
삶의 연장이자 결과로서의 사후 세계, 그 정교하고도 아름다운 은유
이 작품에서 사후 세계는 단순한 환상적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삶의 태도를 응축해 보여 주는 상징적 구조다. 평화계, 쾌락계, 발전계, 고통계라는 네 개의 영역은 각각 다른 가치와 지향을 반영하며, 영혼은 자신의 본질에 따라 그중 한 곳으로 이끌린다. 안식에서 기쁨을 찾는 이들은 ‘평화계’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이들은 ‘쾌락계’로, 노동과 봉사를 사랑하는 이들은 ‘발전계’로, 그리고 타인을 괴롭히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이들은 ‘고통계’로. 중요한 것은 이 선택이 외부의 판단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즉, 죽음 이후의 세계는 삶의 연장이자 결과이며, 영혼이 살아온 방식이 그대로 투영되는 장소다.
흥미로운 점은, 클레어가 다른 영혼이 향할 방향은 정확히 읽어 내면서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만큼은 가장 가혹한 판단을 내린다는 데 있다. 클레어는 자신이 끝내 고통계로 향할 사랑받지 못한 영혼이라고 확신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한다. 이러한 자기 인식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깊이 내면화된 자기 혐오의 표현이다. 그러나 다정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생강촉새와의 동행을 통해 클레어는 마침내 깨닫는다.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과거의 상처나 다른 동물의 평가가 아니라, 나의 무수한 선택과 행동이 만들어 낸 현재의 삶이라는 것을.
결국 이 작품은 사후 세계라는 설정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가치를 붙잡을 것인가,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죽음 이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삶을 향해 되돌아온다. 『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는 환상의 옷을 입은 가장 현실적인 우화이며, 우리 삶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질문을 가장 다정하게 건네는 작품이다..
“눈썰미 좋은 그대라면, 이야기 곳곳에서 내 자취를 발견했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모든 복선은 하나의 다정한 비밀로 완성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묘미는 이야기 곳곳에 포진한 정교한 복선과 이를 회수하는 작가의 탁월한 필력에 있다. 이야기 초반 아이들이 클레어를 두고 부르는 기괴한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갈래머리’의 정체, 빨간 신발을 신은 아이가 숲에서 주운 낡은 스웨터에 얽힌 사연, 그리고 마침내 성사되는 빨간 신발을 신은 아이와 클레어의 특별한 만남은 단 하나의 실로 꿰어지며 완벽한 엔딩을 완성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야기 전반을 이끄는 서술자의 존재다. 클레어는 여정 내내 누군가 자신을 안아 주고 다독여 준다는 묘한 감각에 사로잡히는데, 독자들은 결말에 이르러 서술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과 함께 깊은 감동을 맛보게 된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었던 주인공의 삶을 뒤바꾸는 이 다정한 비밀은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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