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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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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65106
ISBN
9788946423305
페이지,크기
384 , 127*194mm
출판사
출간일
2026-05-08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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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번역가의 고심, ‘잘 읽히는 책’

이 책은 2026년 1월 한 문학 기자와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비롯되었다. “이건 논문이 아니라 에세이처럼 나와야 한다.”는 말에 저자는 출간 준비를 하던 학술서를 미루고 독자에게 감성으로 닿을 글을 쓰기로 한다.
번역 철학의 토대는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과의 특별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원문의 껄끄러움을 살릴지, 독자의 편의를 택할지 고민하던 저자에게 선생은 “독자가 읽기 쉬운 게 좋은 번역이지.”라는 명쾌한 답을 주었다. 난해함을 유지하는 번역이 아니라,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번역. 그러나 그 선택은 타협이 아니다. 문학적 상징, 종교적 함의, 심리적 미세함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더 높은 층위에서 내린 결단이다. 길을 찾은 저자는 물 흐르듯 읽히는 번역을 완성했다. 그는 이를 두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성실하고 충실한 번역”이라고 자부한다.

두 개의 세계를 산 사람

낮에는 패션 기업 CEO로, 새벽에는 도스토옙스키의 그림자로 살았던 저자는 이 이중생활을 ‘산문적 세계(비즈니스)’와 ‘시적 세계(문학)’의 병행이라 부른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속 미국 유학 시절, 두 아이를 키우며 강의 조교(TA)를 병행하던 생존의 최전선에서 새벽 루틴이 탄생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매일 새벽 2시나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생존의 무게가 짓누르는 낮의 피로를, 고독하고도 치열하게 도스토옙스키와 마주하는 새벽의 환희로 견뎌 낸 것이다. 산문적 세계의 치열함이 시적 세계를 지탱하는 뼈대가 되고, 시적 세계의 깊이가 산문적 세계를 살아갈 힘을 부여하는 완벽한 균형이었다. 2025년, 4대 장편의 마지막 원고를 넘기며 마침표를 찍은 이 10년간의 고독한 여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단순한 번역의 기록을 넘어, 문학과 삶이 어떻게 서로를 구원하는지 보여 준 장엄한 서사다.

4대 장편, 네 개의 질문으로
다시 읽는 인간의 심연

? 제1장 『죄와 벌』 벼랑 끝에 선 인간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의 범죄를 통해 인간이 신념을 이루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치밀하게 추적한다. 그가 왜 살인을 감행했는지, ‘초인 사상’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소냐의 숄과 대지에서 피어나는 ‘초록’이 상징하는 부활의 의미를 짚어 본다.

? 제2장 『백치』 너무 맑아서 부서진 사람
기사도 정신이 사라진 시대의 돈키호테인 미시킨 공작을 통해 ‘연민’이 인류의 존재 법칙임을 역설한다. 홀바인의 그림 「무덤 속의 그리스도」 앞에서 신앙이 흔들리는 서늘한 순간을 포착하고, 주인공을 둘러싼 ‘흰색’이 상징하는 순결함과 파멸의 이중성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 제3장 『악령』 신을 잃은 자들의 광기
신의 영역을 두고 인간의 오만과 파괴적인 혁명의 광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인신론과 신인론이 주는 묵직한 철학적 사유의 무게를 가늠하는 동시에, 번역 과정에서 겪은 ‘욕설 번역’의 고충 등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더해 작품의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 제4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모든 심연을 껴안은 사람들
도스토옙스키의 생애 마지막 대작이자 유언과도 같은 이 작품이 던지는 자유와 연민의 질문을 마주한다. 침묵 속에 담긴 진정한 용서와 포용의 메시지를 해설하며, “4주간 울지 마세요.”라는 안과 처방을 받은 일화, 공황 장애와 싸워 가며 ‘영혼의 합선’과도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한 일 등 번역가의 치열한 새벽을 생생하게 전한다.

“거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광장으로”
번역가에서 동반자로

“번역이란 무엇일까. 다른 언어를 우리가 쓰는 언어로 옮기는 일은 단순한 치환이 아니다. 머리로 시작하지만 결국엔 몸으로 써 내려가야 하는 작업이다. 나는 안다, 장편은 몸을 갈아 넣어야 끝나는 인고의 작업이라는 것을.”
- 「모든 장편 번역가는 무조건 존경할 테야」 중에서

문호의 세계를 활자 위에서 온몸으로 겪어 낸 저자의 발길은 이제 실제 도스토옙스키의 삶이 숨 쉬던 러시아로 이어진다. 저자가 번역한 4대 장편 세트와 합본판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 로비에도 전시되었고, 본토에서도 큰 화제를 일으켰다. 저자는 ‘루스키 미르 재단’의 초청을 받아 도스토옙스키가 죄수로 끌려갔던 옴스크, 그에게 사상적 영향을 주었던 옵티나 수도원을 비롯해 세묘노프스키 광장,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 등 그가 걸었던 길을 직접 따라가는 여정을 앞두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도스토옙스키를 한번 읽어 볼까?’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성공한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번역 일기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의 장벽을 허물고 우리 시대에 왜 도스토옙스키가 필요한지 묻는 따뜻한 물음표이다.

[목차]
추천사
작가의 말

새벽이 내게 선물한 것

잘 읽히는 게 좋은 번역이지
편역과 완역
영혼의 스파크
두 개의 세계, 그러나 하나의 중심
새벽이 있는 삶

Ⅰ 『죄와 벌』 벼랑 끝에 선 인간

지긋지긋한 가난
마멀레이드의 고해
초록색 숄을 두른 절규
초인 사상은 도 선생님이 먼저라고
채찍과 연민 사이에서
『죄와 벌』은 왜 초록이 되었는가
황색 감찰과 주홍글씨 A
정말 남는 장사
우라!!!
죄는 선을 넘는 일이다
모든 장편 번역가는 무조건 존경할 테야

Ⅱ 『백치』 너무 맑아서 부서진 사람

기사도 정신이 사라진 시대의 돈키호테
상처 입은 오만한 영혼
흰 시트와 파리 한 마리
흰색이어야 했다
죽음 직전에 태어난 생명 찬가
연민, 인류의 유일한 존재 법칙
화면 속의 백치

Ⅲ 『악령』 신을 잃은 자들의 광기

악령
욕 공부와 〈헬머니〉
인생 쉽지 않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내 머리 어데 갔노

Ⅳ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모든 심연을 껴안은 사람들

2권은 못 쓰고 돌아가셔서 천만다행
간질
옵티나 수도원, 그리고 창자를 끊어 내는 통곡
내 째끼 알료샤
검정, 카라마조프
영혼의 합선
「러시아 수도사」 편은 우리에게 남긴 유언
공황 장애
질투는 나의 힘
초인과 아메리카
한정판이라는 위험한 사랑
공기 한 모금의 무게
대심문관 1
대심문관 2

거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광장으로

우공이산 이후
선물처럼 찾아온 일들
이제는, 그의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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