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고대 이집트 문명의 정수는 천문학에 담겨있다!
― 고대 이집트의 신화가 낳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
― 별의 출몰에서 나일강의 범람을 읽으며 시작된 ‘시간’
― 최초의 태양력부터 세종대왕의 역법 정비까지, 이집트 천문학의 흥미진진한 서사
기원전 7000~기원전 5000년경부터 나일강에 정착한 이집트인은 수십 개의 왕조로 이어진 거대한 문명을 건설했다. 강에 가득 실려 오는 흑토로 일군 문명에서, 나일강의 범람은 신들의 축복이자 지상의 안정적인 질서 그 자체였다. 범람은 풍성하게 경작한 밀로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생명을 지속하게 해준 신들에게 감사드리며,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왕국이 수 세대에 걸쳐 존속할 수 있는 토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범람을 예측하는 일은 고대 이집트인에게 매우 중요했다. 이집트인은 하늘의 별 중 시리우스(천랑성)가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나타나는 시기에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고대인에게 하늘에서 일어난 현상은 인간의 삶과 직결돼 있기에, 하늘의 변화를 통해 지상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연히 신화로 재구성됐다. 다시 말해 고대 이집트에서 해와 달과 별은 그저 밝게 빛나는 물체가 아니라 신 그 자체였다. 해는 영원한 빛을 가져다주는 태양신이었고, 달은 차고 기울며 자연의 순환을 알려주는 저승의 신이었으며, 강의 범람과 때를 같이하며 떠오르는 시리우스는 풍요를 불러오는 여신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신화적 세계관은 고도로 발달한 역법과 시간 개념을 이끌어냈다. 이집트인은 우주의 운행 원리로서 세계 최초의 태양력을 만들었고, 해시계와 물시계는 물론 별시계처럼 독특한 관측법까지 고안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봐도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이집트 천문학은, 이집트인이 신들을 숭배하고 현세의 풍요와 내세의 안녕을 바라는 과정에서 길어낸 것이었다. 이집트 고유의 천문학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과 만나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두 세계에 고유했던 별자리들이 어우러지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별자리 체계로 정착했다. 이들을 포함한 역법과 천문학은 인도와 중국을 거쳐 마침내 세종 재위기의 조선에서 집대성됐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 천문학이 어떻게 지금의 우리와 연결돼 있는지 생각하면 놀랍기 그지없다.
국내 최고의 이집트 문헌학자, 이집트 지성의 보고를 생생하게 풀어내다!
― 피라미드와 황금 마스크를 넘어 문명의 시원을 이해하는 새로운 눈
― 상형문자를 비롯한 고대 문자의 음역과 뜻풀이로 생생하게 접하는 별자리
― 110여 장의 컬러 도판과 15개의 도표를 통해 살아나는 이집트 천문학의 세계
상형문자(성각문자)의 매력에 빠져 이집트 문헌학을 전공한 유성환 박사는 귀국한 뒤 고대 이집트의 문헌을 우리말로 정확하게 옮기는 데 매진해왔다. 중왕국 시대와 신왕국 시대의 이집트 서사문학 작품에 천착해온 지은이는 작품을 담은 파피루스와 석판에 함께 쓰인 다양한 기록 또한 살펴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은이가 주목한 것은 천문학, 수학, 의학 등 실용적 지식이 담긴 기록이었다. 이들 기록은 고대 이집트 문명이 후대의 학문적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고대 문명의 영광은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황금 마스크 같은 화려한 부장품이나 지금까지도 보존되는 미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수성과 화성 같은 행성을 인지하고 이들을 신으로 표현함으로써 우주의 움직임을 읽어들인 과정 모두가 고대 이집트 문명 고유의 성과였다. 현상을 통해 본질을 탐구해온 이집트인의 천문학은 유성환 박사가 고대 서사문학 못지않게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던 지식의 보고다. 지은이는 누구나 이집트 천문학의 매력을 맛볼 수 있도록 오랫동안 이집트학에 축적된 연구를 정리해 간결하고 명확한 필치로 풀어준다.
특히 문헌학자로서 역량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대목은 이집트인의 우주론과 세계관을 한눈에 보여주는 풍성한 성각문자 단어와 문장 들이다. 지은이는 성각문자에 일일이 음역을 넣고 우리말 음역과 뜻풀이도 덧붙여, 독자들이 이집트인의 우주관을 더욱 실감 나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과 별자리를 다룰 때는 수메르어/아카드어와 바빌로니아 문자까지 해설해,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으로 고대 중근동의 문화 전반을 더욱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여기에 찬란한 문명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110여 장의 컬러 도판은 물론, 순성 주기표를 비롯해 이집트/메소포타미아 천문학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15개의 도표가 이집트 천문학을 보다 상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지은이는 이 책 《고대 이집트의 밤하늘》을 통해 수천 년 전 인류의 물음을 되새긴다. “인간은 이 질서 잡힌 우주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문명의 시원인 고대 이집트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주는 눈이 될 이집트 천문학의 세계를 통해, 고대인의 시선과 우리의 시선이 포개지는 순간을 만끽해보자.
저자의 말
내가 이 책을 쓴 계기는 다소 개인적이다. 이집트학을 전공한 지은이가 한국에 돌아온 뒤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겼던 것은 고대 이집트의 문헌을 우리말로 정확하게 번역해 후속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학문적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집트의 실용적 지식을 기록한 문헌에도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됐다.
고대 이집트가 후대의 학문적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부분은 천문학, 수학, 의학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대 이집트의 밤하늘》은 내가 이들 분야 중 천문학에 대한 연구 성과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밤하늘을 탐구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신화와 전승을 되짚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자 했던 가장 오래된 시도와 그 시도가 어떻게 생활과 신앙 그리고 학문적 전통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 속에서 고대인의 사유와 실천을 조명하는 한편,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과학적 천문학의 기원과 그 문화적 원천을 파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목차]
들어가며
일러두기
제1장. 고대 이집트인의 우주관
우주론
하늘의 속성
두아트와 나우네트
태양의 쇠락과 부활
제2장. 고대 이집트의 밤하늘: 달
태음주기
토트: 명실상부한 달의 화신이자 수호자
콘수: 좋은 달, 나쁜 달, 이상한 달
오시리스: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달신
달이 사라진다면…
제3장. 범람의 메신저: 천랑성
범람의 신 하피
천랑성: 가시처럼 뾰족하게 빛나는 별
먼 나라 여신의 귀환
뾰족한 이시스와 뾰족한 호루스
저 들 밖에 한밤중에…
제4장. 달력의 탄생: 상용력
태음력, 태양력, 나브타 플라야
이집트 상용력: 세계 최초의 태양력
천랑성 주기와 윤일, 윤달, 윤년
천랑성을 이용한 연대 확정
우리가 아는 달력의 탄생
제5장. 이집트의 시간계측술 (1): 낮
이집트의 시간관념: 영원불멸과 영겁회귀
이집트의 천문관: 스타게이저와 타임키퍼
해시계: 이집트의 시간계측법 (1)
해그림자를 따라 움직이던 시선에서…
제6장. 이집트의 시간계측술 (2): 밤
물시계: 이집트의 시간계측법 (2)
별시계와 36개의 순성: 이집트의 시간계측법 (3)
시간의 들
제7장. 이집트 고유의 별자리
오각성의 탄생
이집트의 행성
별을 향한 피라미드의 구조와 배열
이집트 고유의 별자리
이집트의 밤하늘에서 메소포타미아의 밤하늘로
제8장. 헬레니즘 시대의 천문도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
이집트의 황도 12궁
제9장. 고대 중근동 천문학의 확산과 계승
서구 천문학의 선구자들
《에누마 아누 엔릴》과 《물 아핀》부터 《알마게스트》까지
고전 천문학의 전래와 수용
마침내 한반도로 전래된 고전 천문학
나가며
참고문헌
도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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