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철학자 데카르트가 남긴 이 명쾌한 문장은 지금 우리에게 고달픈 현실이 되었다. 오히려 그 생각만으로 지쳐버린 현대판 데카르트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의심과 불안에 쫓겨 끝없이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멈춰 서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웠던 옛 친구를 만나고 손에 익은 옛 책을 펼치고 감미로운 옛 음악에 몸을 맡겨본다. 그럼에도 생각은 여전히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억지로 끊어내려 할수록 더욱 거세지는 생각의 파도 앞에서 누군가는 초연하게 말을 건넨다. 복잡한 마음의 모양이야말로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일지도 모른다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눈앞의 현실을 잊어버리거나,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오늘 저지른 실수가 머릿속에 영화처럼 상영된 적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과하게 생각한다』를 한번 펼쳐 보시길 권한다. 생각이 많아 괴로운 당신에게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고요한 위안을 선사한다. 글로 적기에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만화로, 공감의 독백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완벽주의와 자책에 빠진 우리의 머릿속을 날카롭고도 유머러스한 펜 끝으로 다시 그린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전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한 컷의 예술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생각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내면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게 된다.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홀로 끄적인 낙서가 세상이 사랑하는 만화가 되기까지
미국 최고의 만화상을 수상한 그랜트 스나이더는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그는 아무도 그림을 봐주지 않던 시절부터 빈 종이에 원하는 그림을 자유롭게 채워왔다. 그러자 곧 재치 있고 기발한 만화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으면서 《뉴욕 타임스》에서 작품을 연재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차근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온 스나이더는 그동안 체험한 불안과 좌절, 끝없는 자기 의심과 집착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만화로 그렸다. 감정의 모양들을 이어붙인 컷들 사이로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채워 읽게 된다.
뭘 해도 생각을 멈출 수 없다면
이대로 머릿속을 신나게 누비면 되지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철학적이고 유머러스한 시선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은 평생의 숙제다. 감정은 매 순간 요동치는 파도만큼이나 다루기 까다롭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표현하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거나 불안과 자책에 빠지곤 한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면 억지로 잠재우거나 외면하고 싶어지지만,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상태를 나의 일부로 인정하는 일이다.
이 책은 단순히 생각을 멈추라고 조언하는 대신 우리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구체적이고 기발한 형상을 부여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실한 리듬과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인 상상력을 닮은 한 컷 만화들은 우리가 미처 언어로 풀어내지 못했던 마음을 포착한다. 책장을 넘길수록 불안은 나를 침범하는 적이 아니라 까다롭지만 미워할 수 없는 동행자가 되어 곁에 머문다. 자책으로 얼룩졌던 어제의 기억도 그만큼 스스로를 세심히 관찰하고 격려한 흔적이기도 하다.
모호한 표정의 주인공이 이곳저곳을 배회하며 혼잣말하는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진다. 끝없이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내기보다 마음의 무늬를 유쾌하게 덧그려보는 것이다. “안정적인 것은 지루해, 완벽해지기는 어려워, 생각을 포기할 수는 없어”라고 말하는 나를 오히려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자. 구불거리는 선들이 텅 빈 종이를 채워 하나의 작품을 만들듯이 우리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도 그 자체로 근사한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과 그림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단 한 페이지의 미학
『나는 생각한다 고로 과하게 생각한다』는 한 페이지만으로도 완성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그랜트 스나이더 특유의 간결한 선과 따뜻한 색감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마음속 고민을 담백하게 덜어낸다. 컷마다 담긴 비유와 농담은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에 구체적인 이름을 붙여준다. 세심하고도 감각적인 연출은 각 페이지의 타이포그래피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 장이 품고 있는 감정의 모양에 따라 제목의 서체를 다르게 디자인하여 시각적인 리듬감을 부여했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 가는 대로 펼쳐 보기 좋은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머릿속이 가뿐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95만 팔로워 일러스트레이터 이연과 『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작가 이다는 이 책을 통해 생각이 과하게 많은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서 따스한 위로를 받았다는 평을 보내왔다. 유난히 지친 하루를 보냈다면 생각의 흐름에 몸을 온전히 내맡겨보자.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하다는 평온이 오래도록 스며들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을 말해볼까? ‘아, 내가 이런 책을 썼어야 하는데.’ 질투 날 만큼 좋다. 작가가 내 머릿속에 다녀간 적 있나 싶을 만큼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해서 놀랍다.
어릴 때부터 “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야”라든가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라는 핀잔을 많이 들은 사람이라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랜트 스나이더는 보통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아주 작은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나간다. 복잡한 생각의 파편들을 퍼즐처럼 모으고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도록 한 컷에 담아낸다.
이 책은 꼭 첫 장부터 차근히 읽지 않아도 된다.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한두 장만 읽어도 충분하다. 스나이더의 과도한 생각들은 놀라운 사고의 전환을 일으키고 그만큼 전염력이 있어 어느새 보는 사람도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함께 끄적거리고 싶어질 것이다!
이다│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생각이 많아 불편한 삶은 늘 나만 겪고 있다고 믿었다. 이 복잡하고도 너저분한 감정은 꺼내놓기는 번거롭고 설명하기도 어려웠기에 누군가에게 제대로 말해본 적 없었다. 어쩌면 이 삶을 혼자 감내한다고 느낀 탓일까? 은연중 항상 외로웠다. 그래서 이 책에 그려진 감정의 섬세한 결이 깊게 와닿았다. 안정적인 것은 지루해, 완벽해지기는 어려워, 생각을 포기할 수는 없어. 그가 말하는 감정들이 누군가에겐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지만, 나처럼 생각이 많은 이들이라면 ‘내 마음을 들여다봤나?’ 싶을 정도로 정확한 묘사에 깜짝 놀랄 것이다. 그랜트 스나이더는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알록달록하고 감각적인 만화로 풀어냈다. 내 마음의 모양이 이런 것이라면, 이제는 나도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연│작가, 크리에이터
[목차]
나는 과하게 생각한다
나는 느낀다
나는 갈구한다
나는 불가능한 것을 상상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나는 잠을 못 이룬다
나는 꿈꾼다
나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