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자꾸 어긋날까?”
부부 상담을 하며 참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다름’에 끌렸다가, 시간이 흘러 이제는 그 다름을 도무지 견딜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입니다. 저는 그런 부부들에게 자주 묻습니다. “정말 다름이 문제일까요? 아니면, 그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까요?”
밤하늘의 달과 별이 서로의 빛에 매료되었다가도, 결국 “너의 빛이 너무 날카로워 나를 아프게 해”, “너는 왜 그렇게 늘 변해서 나를 불안하게 해”라며 갈등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내 입맛에 맞게 바꾸려 애쓰는 투쟁이 아니라, 각자의 빛과 모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다름 속에서 함께 춤추는 법을 배우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이 여정은 유독 가혹하고 반복적인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가을바람이 차갑게 불던 어느 날, 법원 앞 벤치에 앉아 있던 은지 씨가 그랬습니다. 세 번째 이혼. 입 안에서 굴려본 그 말은 여전히 낯설었지만, 어쩐지 익숙한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성공한 그녀는 매력적이고 유능했지만, 관계만 시작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상대의 연락이 조금만 뜸해지면 가슴이 툭 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공포를 느꼈고 “내가 뭘 잘못했어?”, “나 싫어졌어?”라며 매달렸습니다. 손끝이 닿아 있어야만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녀가 확인하고 붙잡으려 할수록 상대는 지쳐 떠나갔고, 은지 씨는 늘 ‘사랑하는데도 아픈’ 결말 앞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법원 앞에 앉아 그녀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세 번의 이별을 겪었지만, 사실은 세 명의 남자가 아니라 ‘같은 벽’과 세 번 마주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그녀는 상대에게 집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 예측 불가능했던 엄마의 감정과 정서적으로 멀었던 아빠로부터 대물림된 ‘버려질지 모른다는 오래된 두려움’에 매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상담실에서 저는 수많은 ‘은지’를 만납니다. 사랑이 시작되면 설렘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오는 사람들, 상대에게 확인받지 못하면 관계 전체가 무너질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내면에 깊게 뿌리 내린 ‘애착의 그림자’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진 내적 패턴, 즉 어린 시절에 형성된 관계에 대한 기본 믿음은 성인이 된 사랑의 깊이와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책은 반짝이는 별 같기도, 때론 흐려지는 달 같기도 한 연인과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속에 숨겨진 애착, 대화, 상처, 회복의 심리를 하나씩 풀어내려 합니다.
부부는 싸우지 않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싸움조차 서로를 이해하는 유일한 문이 될 수 있다면, 그 관계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다름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 책이 당신과 당신의 사랑에게 작은 빛 하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1월, 겨울 햇살이 따뜻했던 오후
달과 별의 사랑을 가르쳐준 남편에게 감사를 담아
김소희
[목차]
Prologue 004
Part 1 반복되는 싸움의 뿌리
1장 사랑의 뿌리를 찾아서 ː 애착은 어떻게 우리의 관계를 움직이는가
사랑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 ː 오래된 감정의 기억 016
애착은 성격이 아니라 ‘경험의 설계도’다 016
애착 시스템이 작동하는 순간 ː 마음의 경보음 017
중요한 사실 ː 애착은 바뀔 수 있다 018
우리의 패턴은 ‘잘못’이 아니라 ‘학습된 방식’이다 019
애착을 이해한다는 것 - 사랑을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 020
2장 어린 시절의 그림자가 성인의 사랑을 흔들 때 ː 애착 유형의 형성 원리
안정형 애착 ː “감정을 받아주는 사람 옆에서 자라는 힘” 023
불안형 애착 ː “사랑은 있지만 늘 감질나는 사랑에 목마른 아이” 025
회피형 애착 ː “감정을 접어두고 혼자 서는 법을 배운 아이들” 028
혼란형 애착 ː “가까이 가고 싶은데, 같은 순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의 두 얼굴” 031
3장 ?성인이 되면 애착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 불안형과 회피형, 서로를 향한 엇갈린 춤
가로등이 스쳐 지나가던 밤 ː 불안형 × 회피형 애착의 충돌 035
불안형×회피형 부부의 관계 패턴과 자동반응 구조 040
왜 서로에게 이렇게 강하게 끌렸을까? 043
불안형×회피형 상호작용 악순환 구조 046
약속 시간 30분, 서로 다른 해석 049
심리 분석 ː 세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난 애착의 움직임 058
불안형과 회피형이 서로를 덜 아프게 만드는 구체적 대화법 063
4장 사랑하는데 자꾸 밀어내는 마음 ː 혼란형 애착, 가장 모순된 사랑의 언어
“이혼하고 싶습니다” ː 영준의 첫 상담 070
밀어내야만 안심이 되는 사람 071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웠던 밤 073
“당신은 차갑다”라는 말 뒤에 숨은 것 074
눈물을 삼키는 여자, 진주 075
“나는 너를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다” 078
심리 분석 ː 혼란형 애착이 만드는 모순의 세계 079
혼란형 애착에서 안정으로 가는 길 085
5장 애착은 운명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다시 쓰는 이야기 ː 획득된 안정애착을 향하여
완벽한 부부는 없다 ː 안정애착의 진짜 의미 093
획득된 안정애착 ː 타고나지 않아도 괜찮다 096
안전을 만드는 세 가지 기둥 098
우리 관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103
애착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 106
Part 2 우리는 왜 쉽게 상처받을까
6장 겉으로는 분노, 안으로는 외로움 ː 빙산 아래의 감정
웃으면서 우는 여자 115
투명인간이 된 아이 118
공항에서, 혼자 121
졸업식에 없는 사람들 125
성취라는 이름의 생존 128
강철, 그리고 새로운 기대 129
다른 세계, 시댁 131
일요일 저녁의 충돌 132
빙산 ː 보이지 않는 90%의 세계 135
규리의 빙산 ː 몸이 말하는 것들 137
강철의 빙산 ː 침묵하는 남자의 마음 141
두 빙산이 부딪치는 순간 145
우리는 왜 빙산 아래를 보지 못하는가 148
빙산 아래를 읽는 네 가지 방법 151
우리 부부의 빙산 그리기 155
빙산 아래의 언어 ː 아이 메시지 158
매일 10분의 연습 161
빙산이 녹을 때 162
7장 작은 말, 큰 상처 ː 트리거와 과거의 그림자
폭발 164
트리거 ː 과거가 현재를 지배하는 순간 167
무시라는 이름의 상처 168
트리거의 메커니즘 170
선의의 조언이 상처가 될 때 171
예측할 수 없는 감정 173
서로를 활성화시키는 패턴 174
멈춤의 기술 175
당신의 트리거 찾기 177
다시 만나기 179
이해에서 치유로 180
8장 회복과 파국 ː 갈등 너머의 두 갈래 길
선택의 순간 183
예린과 현우 ː 회복하는 부부 185
지혜와 준호 ː 침묵 속의 부부 200
수아와 민석 ː 파국으로 가는 가족 215
부모는 헤어져도, 아이는 사랑받을 수 있다 225
모든 부부는 싸운다 ː 중요한 건 회복력이다 233
관계는 정원과 같다 238
Epilogue 240
출간후기 2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