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출판사 서평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그 남편의 애인. 평범하지 않은, 조금 이상할지 모르는 이 세 사람의 사랑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호모가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 자칫 이런 등장인물의 이력만 보면 지리지리하고 어두운 생활이라든가 피터지는 사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에쿠니는 그녀만의 독특한 서정성과 문체로 이런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리며 우리에게 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한다.
지지난해 홍석천의 커밍아웃으로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만 같던 성적 소수자의 비가시성에 균열이 생기면서 ...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그 남편의 애인. 평범하지 않은, 조금 이상할지 모르는 이 세 사람의 사랑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호모가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 자칫 이런 등장인물의 이력만 보면 지리지리하고 어두운 생활이라든가 피터지는 사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에쿠니는 그녀만의 독특한 서정성과 문체로 이런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리며 우리에게 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한다.
지지난해 홍석천의 커밍아웃으로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만 같던 성적 소수자의 비가시성에 균열이 생기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동성애. 사회는 이제 그들을 규범 밖으로 내밀어 놓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그들에게 관심을 보일 때가 된 것이다. 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게이붐이 일었을 때 발간되어 상당한 베스트에 올랐으며 98년에는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반짝반짝 빛나는 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것은 그만큼 더디게 진행되는 성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고 하겠다. 이 작품은 규범 밖 사람들의 색다른 사랑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제 막 규범 안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동성애자들의 사랑과 생활을 맛보게 하여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 생각된다.
평범하지 않은 그러나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람과 사람의 사랑.
그녀만의 사랑법이 빛나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남편 애인의 삼각 사랑 이야기
- 그 다양한 사랑 방식의 긍정성 -
남편 무츠키는 내과의사이자 호모이고 대학생 애인 곤이 있다. 이태리어를 번역하는 부인 쇼코는 알코올 중독자이다. 중매로 만나 사랑하게 되어 결혼까지 했지만 결혼 후에도 남편은 여전히 애인을 만나고 아내 역시 병적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인다. 서로의 비정상적인 면을 둘은 이미 알고 결혼했지만, 주변에서는 잘 몰랐고, 결국 양가 부모님들에게까지 이 사실이 알려져 사태는 냉각된다.
그냥 이대로 지내고 싶어... 그냥 이대로 지내도 이렇게 자연스러운데.
남편의 애인 곤을 만나고 또 그 주변의 호모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우정 비슷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인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은 지금 이대로 지내고 싶어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흘러가. 변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야...
그들은 알고 있다. 언젠가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이 더이상 계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드디어 모두에게 발각된, 정상인들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사랑. 결국 남편의 애인 곤이 떠나지만... 남편과 부인은 곤이 없으면 그들의 관계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밀리에 부인에 의해 곤은 돌아오게 되고 그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들만의 사랑을 시작한다.
불안정하고, 좌충우돌이고, 언제 다시 와장창 무너질지 모르는 생활, 서로의 애정만으로 성립되어 있는 생활.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은사자. 그 빛깔 때문에 무리에서 떨어져 사는 은사자처럼, 우리의 쇼코, 무츠키, 곤도 그렇게 무리를 지어 사랑할 수밖에 없나 보다.
▶시점의 변화,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이 작품은 일인칭 시점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시점이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가 있다. 곧, 각 장마다 두 주인공 쇼코와 무츠키가 번갈아가며 글을 이끌기 때문에 독자는 주인공들의 내면까지도 읽을 수 있고 육체적인 사랑을 제외한 정신적인 사랑의 강도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서로의 내면까지는 읽을 수 없는 처지이니 힘겨울 것이라는 것도... 이런 두 인물의 심리를 파악해가며 읽어나가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하겠다.
▶작품의 결말에 대하여
결말에 에쿠니는 나름대로의 희망적인 제시를 한다. 현실에 있는 우리로서는 그들의 트라이앵글 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며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비사회적 행동인가에 대해 묻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의심없이 동의하는 한쌍의 부부관계라는 것이 어쩌면 허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인간은 어쩌면 훨씬 영리하게 공동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느다란 희망을...
아주 기본적인 연애 소설을 쓰고자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하고마는 많은 무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힐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 에쿠니 가오리 -
[목차]
목차
작가의 말
1.물을 안다
2.파란 귀신
3.기린자리
4.방문자들, 잠자는 자와 지켜보는 자
5.알사탕
6.낮달
7.물의 우리
8.은사자들
9.7월, 우주적인 것
10.친족 회의
11.별을 뿌리는 사람
12.물이 흘러가는 곳
옮긴이의 말 / 김난주
해설 / 이마에 요시토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