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마녀와 외계인, 도사와 법사가 출몰하고
반과학과 미신, 비합리주의와 반지성주의가 횡행하는 시대
흔들리는 촛불, 과학에 대한 칼 세이건의 마지막 성찰
핵폭탄으로 상징되는 것처럼 과학이 그 어떤 시대보다 강력한 권능을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과학자에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부여되었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던 칼 세이건은 유사 과학의 범람으로부터 사람들과 사회와 문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누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 과학자들이 나서지 않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고 지적 능력이 약해지고 알맹이 있는 토론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며 세상 사람들이 회의주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면, 과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와 개개인의 자유 역시 서서히 깎여 나갈 것이고 언젠가 깊숙이 침해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과학이라는 촛불이 일렁이다 힘없이 꺼지면 외로운 노파와 무고한 어린 여성 들을 화형대에서 불태워 죽였던 마녀 사냥의 장작불이 다시 타오를지도 모르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골수성 혈액암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세이건은 자신이 평생 사랑해 온 과학의 의미와 가치, 본질과 방법을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알리는 게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과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뜨거운 옹호와 사랑을 독자들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나는 특히 지난 밀레니엄을 거의 마무리하는 시점에 유사 과학과 미신이 해가 갈수록 더욱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들고 요정 사이렌의 광기 어린 노래가 더욱더 크게 울려 퍼지고 현혹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전에 어디에서 그 소리를 들었던가? 어떤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편견이 세를 얻고 기근이 횡행하며 국가의 위신과 중추가 도전을 받을 때, 우주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목적에 대해 번민할 때, 또는 우리 주위에서 광신적 행동이 거품처럼 일 때, 그때 예전부터 익숙한 사유 습관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촛불이 점차 희미해진다. 초의 작은 불꽃 웅덩이가 떨린다. 어둠이 모인다. 악령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본문에서
과학은 지식을 추구하는 완벽한 도구라고 할 수는 없다. 과학은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학은 민주주의와 비슷하다. 과학 그 자체는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거나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확실하게 밝혀 줄 수 있다. -본문에서
아무리 만족스럽고 안심이 된다고 해도 미망(迷妄)을 주장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있는 그대로 우주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본문에서
유사 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 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유사 과학의 신봉자들은 방어적이고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회의주의적인 검토를 하려고 하면 어느새 나타나 방해를 한다. 그리고 유사 과학의 가설이 과학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어떻게든 넘어가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음모를 꾸며 그것을 억압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본문에서
인간은 몇 세기에 걸쳐 끈기 있게 집단적으로 자연을 조사해 왔고, 그 결과를 증류해 왔다. 물론 온갖 일들로 점철된 이 증류 과정을 미주알고주알 상세히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미 완성된 지혜를 화려하게 소개하는 편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은 겉보기에 다루기 번거로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방법이야말로 발견 자체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다. -본문에서
과학이 성공을 한 또 다른 이유는 오류 수정 장치가 과학의 핵심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류가 있으면 수정한다는 게 과학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지나친 범주화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가 자기 비판을 할 때마다, 우리의 생각을 바깥세상에 적용해서 검증할 때마다, 우리는 과학을 하는 셈이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동할 때, 우리는 유사 과학과 미신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본문에서
과학의 위대한 계명들 가운데 하나는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을 믿지 마라.’이다. (물론 과학자들도 영장류이고, 집단 내 위계에 약한 존재라 이 계명을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본문에서
과학은 spirituality, 즉 정신성이나 영성과 모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심대한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가 광년으로 측정되는 광대한 공간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인식했을 때나, 생명의 복잡성과 아름다움, 정묘함을 파악할 때 솟구치는 감정, 즉 일종의 의기양양함과 겸손함이 결합된 감정은 확실히 정신적 또는 영적이다. -본문에서
이러한 노력은 과학자들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양자 수준에서 자연을 기술할 때 부적절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다시 말해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언제 어디에서나 타당한 이론이었다고 해도, 그것을 확신시키는 방법으로, 그 약점과 한계를 발견하려는 단합된 노력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조직화된 종교에 대해 확고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에 어느 종교 지도자가 자신들의 믿음이 불완전하다거나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래서 교리에 숨겨진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소를 세우겠는가? 일상 생활 속에서의 검증을 넘어서서 전통적인 종교적 가르침이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찾아보기 위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본문에서
검증할 수 없는 주장들, 반증할 수 없는 단정들은, 아무리 영감이나 경이감을 준다고 하더라도, 진실과 관련해서는 가치가 없다. 내가 한 이야기는 당신에게 증거 없이 믿어 달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본문에서
이 책에 대한 찬사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과학 기술의 위력이 크게 발휘되는 시대이다. 과학 기술의 성과물들이 우리 삶의 세부적인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정보 기술 덕분에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한 시대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지금’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단어가 ‘탈진리(post-truth)’이다. 참과 거짓, 실재와 허상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과학으로부터 과학 아닌 것(유사 과학)을 분별해 내고, 인류에게 해악이 되는 유사 과학을 떨쳐 버릴 것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한 그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읽으면서 여전히 우리에게 그의 목소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이상헌(옮긴이)
세이건은 종교적 미신과 정크 과학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큰 경외심과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천사와 악마에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심령술사가 마음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미래를 예측하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러나 대용물에 불과한 이것은 과학의 진정한 경이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에 지나지 않는다. ―마틴 가드너
이 웅변적이고 매혹적인 책을 덮으면서 칼 세이건의 전작인 『코스모스』의 마지막 장 제목이 떠오릅니다. “누가 지구를 대변하는가?” 이것은 수사학적 질문이지만 저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저의 마음속 지구 대표는, 인류가 외계 문명에 보낼 외교 대사는 다름 아닌 칼 세이건입니다. 그는 현명하고 인간적이며 재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잘 읽히는 문장을 쓰고, 절대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는 저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렇게 하지 못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친구들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세요! ―리처드 도킨스
이 책은 합리주의에 대한 감동적인 변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 처참한 수준에 이른 과학 교육, 권세를 얻어 가는 개신교 근본주의, 미국의 바보짓을 부추기는 탐욕스러운 출판 문화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기도 하다. ―워싱턴 포스트
회의주의를 소개하는 책은 사실 드물다. 그러나 칼 세이건의 이 책 같은 책은 더 드물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칼 세이건은 과학을 대표해 종교와 논쟁할 때도 종교를 현대 문명의 포로 취급하는 법이 없다. 그는 일반적으로 종교를 변함없이 존중한다. 하지만 원리주의의 핵심에는 무지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강력한 타격을 가한다. ―올바니 타임스
한 남자가 비합리주의의 컴컴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 외로이 서 있었다.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 명료하고 서정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한 남자의 사적인 언명이 모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단단하게 굳은 믿음의 응고물을 녹이기 시작한다. 경이로운 글쓰기이다.
―해켄색 선데이 레코드
[목차]
책을 시작하며: 나의 스승들 … 9
1장 가장 소중한 것 … 19
2장 과학과 희망 … 51
3장 달의 남자, 화성의 얼굴 … 77
4장 외계인 … 105
5장 속임수인가, 비밀주의인가 … 131
6장 환각 … 155
7장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177
8장 네가 본 것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 209
9장 치료 … 229
10장 차고 안의 용 … 255
11장 비탄의 도시 … 283
12장 헛소리 탐지기 … 299
13장 사실이라는 가면 … 327
14장 반과학 … 365
15장 뉴턴의 잠 … 395
16장 과학자가 죄를 알 때 … 417
17장 의심의 정신과 경이의 감성 … 433
18장 먼지가 일어나는 것은 … 453
19장 쓸데없는 질문은 없다 … 469
20장 불타는 집에서 … 497
21장 자유로 가는 길 … 519
22장 의미의 노예 … 539
23장 맥스웰과 너드 … 557
24장 과학과 마녀 사냥 … 589
25장 진정한 애국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 617
감사의 글 … 636
참고 문헌 … 640
찾아보기 … 650